국내 전통 가치주가 크게 저평가됐다는 분석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세계 증시에서 가치주는 기술주가 급등과 이익에 대한 의문으로 약세를 보이면서 반등하고 있다.3일 e-미래에셋증권의 조사결과, 세계 가치주 주가는 성장주 대비 70%, 이머징마켓(개발도상국 자본시장)의 경우 80% 수준을 회복했으나 한국은 52%수준에 그쳤다.
또 한국의 가치주는 지난 해의 고점보다 무려 45%가 하락해 최고의 낙폭을 기록했으나 회복률은 12%에 머물고 있다. 반면 세계와 이머징마켓의 가치주는 작년 기록한 고점 대비 약 9%와 9.5% 하락한 이후 하락폭의 80%와 40%를 회복했다.
이정호 연구원은 “지난해 4월 가치주가 과매수 상태에서 1년만에 과매도로 접어든 것은 단기적으로 코스닥의 급팽창 때문”으로 풀이했다.
세종증권도 IMF의 자금지원이 시작된 1997년 12월 4일 이후 섬유 제지 기계 운수장비 건설 은행주의 주가는 12-45%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는 종합주가지수가 400선에서 2배이상 상승한 것과 비교할 경우 60-75%의 하락률이다.
이에 따라 지난 1년간 기술주의 랠리로 빚어진 전통주의 차별화가 해소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e-미래에셋은 한국의 가치주는 이머징마켓이나 세계 평균수준으로 회복되는 방향으로 진행, 고점 대비 30-70%의 회복률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비록 기술주를 과매수한 기관의 매물해소로 지수는 바닥을 다지고 있지만 2-3개월간 가치주 위주의 시장흐름이 유지된다는 설명이다.
해당업종은 유화 내수 철강관련주와 B2B업종이, 매수의 주체는 외국인이 꼽혔다. 특히 현재 외국인이 집중 편입하는 한전과 삼성전자를 비롯, 호남석유 삼성화재 포철 한솔제지 등이 가치주의 과매도 상태를 좁힐 것으로 기대됐다.
세종증권은 “세계증시는 지난 1년간 첨단주 중심의 차별화장세에서 앞으로 역차별화와 소외주의 반등이 예상된다”며 “국내 가치주 역시 투자매력이 증가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충분한 조정과 경기회복, 금리안정, 수급개선이 주요인으로 제시됐다. 낙폭이 큰 섬유 제지의 경우 중국경기의 회복, 자동차는 업계재편의 일단락, 건설 은행은 구조조정에 따른 수익구조 재편 등으로 장기소외가 지속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윤재현 연구원은 “코스닥보다는 거래소시장, 첨단주보다는 전통주로 교체매매하는 것이 투자수익률을 높이는 방법”이라고 소개했다.
대우증권도 미 증시에서 전통주의 강세는 기술주 상승으로 인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 이익이 주가에 반영되는 과정으로 해석, 국내 전통주의 반등을 예상했다.
그러나 해외시장 변화에 따라 국내증시가 언제든 변할 수 있고, 기관의 매수여력이 크지 않아 당분간 블루칩이 조정장세를 변화시키기는 힘들 것으로 분석했다.
한편 기술주는 조정지속의 전망이 큰 편이다. 미 증시에선 지난해 11월 부터 진행된 기술주의 과매수 해소가 완결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국내의 경우 이보다 늦은 2월부터 시작돼 아직 기관의 매도물량을 더 받아내야 할 상황이다. e미래에셋측은 기술주의 악재가 정리되는 시기를 4월 선거이후 보다도 늦은 하반기(7월)로 잡고 “이 때쯤 다시 한번 랠리(상승세)가 재현될 것”으로 낙관했다.
이태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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