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급식용으로 사용할 수 없는 가공원료용 수입쌀이 상품쌀로 둔갑, 학교나 병원의 급식용으로 대량 공급된 사실이 적발됐다.경찰청 특수수사과는 3일 중국과 동남아에서 수입한 가공원료용 안남미를 일반미 등과 섞어 상급품으로 속인 뒤 전국 60여개 학교와 대형병원, 결혼식장, 백화점 등에 납품한 정모(44)씨 등 2명을 사기혐의 등으로 구속했다.
경찰은 이들에게 수입 안남미를 빼돌려 팔아온 곡류가공업체 K농산 대표 배모(40)씨 등 2명을 양곡관리법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이들로부터 뇌물과 골프접대를 받고 저질쌀 공급을 눈감아준 H급식공급업체 물류팀장 김모(41)씨를 배임수재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정씨 등은 세계무역기구(WTO)협정에 따라 동남아 등지에서 쌀음료나 떡 등의 원료로 매년 10만톤씩 수입되는 저질쌀을 가마(80㎏)당 6만-8만4,000여원에 사들인 뒤 일반미 등과 섞어 ‘일반미 상등품’ ‘김제 광활쌀’ 등의 상표를 붙여 가마당 16만여원, 총 28억여원어치를 양곡도매·급식업자 등에게 팔아온 혐의다.
경찰은 저질 수입쌀을 빼돌려 일반미로 팔아넘기는 사례가 최근 빈발하고 있는 점을 중시, 관리·감독 책임을 맡고 있는 국립농산품 품질관리원 담당공무원과 단체급식 담당직원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배성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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