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갑은 여러모로 16대 총선의 관심 선거구다. 대구의 새로운 정치 1번지요, 전직 부총리(김만제)와 전직 장관(박철언) 등 거물이 맞붙는 접전 지역이기도 하다.무엇보다 유권자의 눈길을 끄는 것은 ‘과연 반란이 일어날 것인가’라는 점. 반DJ정서가 대구를 에워싸고 있음은 여러 조사에서 확인됐다. ‘딱히 대안이 없다’는 논리가 표심을 파고든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만 만일 한나라당의 방벽이 어딘가에서 뚫린다면 가장 가능성이 높은 곳이 바로 이 지역이다.
한나라당 김만제후보는 ‘DJ 견제론’이 주요 무기다. “한나라당을 지지해 현정권의 전횡을 막자”며 지역 정서에 다가선다. 박철언후보를 ‘대구의 이인제’로 몰아붙이는 것도 같은 흐름. ‘경제 명의론’도 내세운다. 화려한 경력을 앞세워 “죽어가는 대구 경제를 살리겠다”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자민련 박철언후보는 ‘큰 인물론’으로 맞선다. “4선의 대권주자를 만들지, 70세를 바라보는 초선의원을 만들지의 선택”이라는 논리를 세웠다. 선대위를 발족하면서 대권 도전 선언을 한 것도 이 논리에 힘을 싣기 위한 것.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긴장감이 감돈다. 캠프 관계자들은 “벼랑끝에서 싸우고 있다”고 말한다. 힘겹다는 뜻이기도 하고 전의를 다지는 말이기도 하다. 가장 큰 무기는 탄탄한 지역 관리. 조직표가 흩어지지 않은 것이 위안거리다.
민주당 강기룡 후보는 민주화 운동 경력과 시민단체 활동 경험을 홍보하며 표밭을 훑고 있고, 무소속 권오선 후보는 14, 15대에 출마한 인지도를 앞세워 부지런히 표심을 잡고 있다.
최성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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