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준(43) 시인이 네번째 시집 ‘다만 흘러가는 것들을 듣는다’(문학동네 발행)와 산문집 ‘별의 안부를 묻는다’(이룸 발행)를 동시에 냈다. 전북 완주군 모악산 자락의, 무녀가 버리고 갔다는 오두막에서 10년째 혼자 밥짓고 빨래하고 사는 박씨는 ‘모악산 시인’으로 알려져있다.속된 말로 잘 나가는 시인도 아니고, 농사를 짓는 것도, 직장에 다니는 것도 아닌 그에게 무얼 먹고 사느냐고 질문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그는 이렇게 대답한다. “봄에는 쑥국 냉잇국 끓이고, 봄나물이 떨어질 때쯤에는 아욱국, 가을바람이 불면 호박 일색이고, 겨울이면 감자, 열무김치… 누생 다생을 걸쳐 살며 갚아도 이 큰 고마움들을 어떻게 다 갚을 수 있을 것인가”. “벼랑 근처의 꽃무리, 참나무들, 나무의 하늘거리는 잔가지와 땅으로 뻗은 덩굴들, 이 모든 것을 한번이라도 본다면 어떻게 자연을 사랑하지 않을 수가 있을까”라고 말하는 그는 이번 시집과 산문집에서도 여전히 자연에 묻혀 사는 삶을 솔직하고도 쉬운, 정감어린 언어로 보여준다.
/하종오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