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을 앞두고 성묘객이 몰린 2일 서울 망우리 공원묘지 한켠에는 올해도 어김없이 한국과 일본인 40여명이 모였다. 이 곳에 묻힌 아사카와 다쿠미(淺川巧)선생의 70주기 추도식이 열린 것.고인은 1914년 조선에 건너와 조선총독부에 근무하면서 한국 미술에 심취, 31년 숨질 때까지 전국에 버려진 미술·공예품 2,000여점을 찾아내고, ‘조선도자명고(朝鮮陶磁名考)’등의 저서를 남겼다. 그가 찾아 모은 미술·공예품의 대부분은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고인이 일본에 알려진 것은 쓰다주쿠(津田塾)대학 다카사키 소지(高崎宗司·55)교수가 지난 82년 ‘조선의 흙이 된 일본인, 아사카와 다쿠미의 생애’를 발간하면서부터. 이후 일본의 한국미술 애호가들이 그를 연구하는 모임들을 만들었고, 95년부터는 아예 방문단을 구성해 매년 묘소를 참배하고 있다.
고인의 고향인 야마나시겐(山梨縣)출신인 사토 시게코(佐藤成子·55·여)씨는 “잡지의 특집을 보고 선생과 조선백자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에 거주하는 일본인 20여명을 인솔, 따로 묘소를 찾은 ‘도유(陶遊)’대표 정호연(鄭好蓮·36·여)씨는 “아사카와 선생은 맥이 끊길뻔 한 한국도자기 역사를 다시 잇게 해준 분”이라며 고인을 추모했다.
모했다. 박진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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