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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시장선점 경쟁 본격화

입력
2000.04.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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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에 이은 차세대 영상매체인 DVD(Digital Versatile Disc·디지털 다목적 디스크). 처음엔 ‘V’가 ‘Video’의 약자였으나 다기능 쪽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이름이 바뀌었다. 개발된 것은 1990년대 중반으로 미국에서는 1997년 첫 선을 보였다. 재생 속도나 화질, 용량 면에서 한계가 많았던 VCD(비디오CD)보다 한단계 발전된 기술로 태어났다.문제는 플레이어의 가격. 대당 100만원이 넘는 고가품이어서 일반화 되는 데는 어려움이 많았다. 최근 들어 DVD 시장을 선점하려는 가전업체와 소프트웨어 업체들의 경쟁이 본격화 되면서 새로운 영상매체를 이전보다 나은 환경에서 즐길만한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우선 플레이어 문제. 비싼 가격이 흠인 DVD 플레이어의 단점을 보완한 DVD롬 드라이브를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될 것이란 예측이 지배적이다. DVD롬드라이브는 5배속 제품이 10-12만원대. 이에 가전사들도 플레이어 가격을 낮추기 시작했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판매를 시작한 이래 필립스 등 외국가전사들도 판매를 시작했으나 매출은 미미했다. 삼성전자와 필립스전자는 내달 중 30만원대의 저가형 모델을 내놓아 연내 10만대 가량의 DVD 플레이어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이 정도면 비디오 플레이어와 비슷한 가격대여서 신세대를 중심으로 대중화할 가능성도 크다.

또 다른 문제는 소프트웨어. 외산 DVD플레이어 소비자들은 1997년 삼성영상사업단이 출시한 60여편의 타이틀에 만족해야 했다. 그러나 연내 400여편의 타이틀이 쏟아져 나올 전망이다.

콜럼비아는 최근 ‘미이라’ ‘트위스터’등 50편의 타이틀을 동시에 출시했고, 워너 홈비디오는 3월 28일 DVD출시 설명회를 갖고 ‘딥 블루 시’ ‘리쎌 웨폰’ 시리즈, ‘보디 가드’ 등 36편의 DVD를 이달 10일 출시할 계획이며, 연내 100여편의 타이틀을 추가로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월트 디즈니도 연내 30여편을 DVD로 제작할 계획. 워너는 시장 개척 차원에서 타이틀의 판매 가격을 비디오보다 저렴한 1만 9,800원(극장 개봉작), 1만 6,500원(미개봉작)에 판매할 예정. 다른 직배사들도 이 정도 가격선에 맞출 가능성이 크다.

DVD가 주목받는 이유는 현존하는 영상 매체 중 가장 선명한 화질 때문. 또 오디오 시스템과 연결하면 돌비 음향이 가능하고, 8개 국어까지 더빙이 가능하며, 31개 언어의 자막도 지원된다. 또 예고편이나 삭제장면 모음, 제작노트, 관련 데이터 등 다양한 정보를 함께 담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멀티 앵글’(관객이 원하는 각도에서 영화를 보는 것), 화면 비율 조정 기능 등 부분적으로 ‘인터랙티브’ 시청이 가능하다는 점도 이점이다.

그러나 DVD를 볼 수 있는 방식이 과연 DVD 플레이어냐, DVD 드라이브냐는 아직 예측하기 어렵다. PC업체들이 올 연말까지 기본 사양으로 DVD롬 드라이브를 내장할 계획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신 영상 매체 시장을 선점하려는 하드웨어 업체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그러나 경쟁이 치열해질 수록 DVD시대는 더욱 앞당겨질 것으로 전망된다.

박은주기자

ju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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