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할인점의 맞형’신세계 E마트에는 늘 이런 ‘챔피언 타이틀’이 붙어다닌다. 그만큼 90년대 중반 ‘가격파괴’로 불린 유통혁명을 선두에서 이끌었고 98년말 이후 국제 대형 할인점들과의 치열한 상전(商戰)에서 토종 할인점들의 자존심을 굳건히 지키며 업계의 선두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E마트의 오늘은 황경규(55) 대표이사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군인으로 치면 1군 야전사령관격인 신세계 본점점장까지 지낸 그는 96년 회사로부터 ‘특명’을 받았다.
E마트와 프라이스클럽을 총괄하는 체인사업본부장으로 발령됐다. 국내 유통업체들이 저마다 대형 할인점을 오픈하며 기업의 사활을 걸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던 때다. 회사로서는 그의 경험과 경영 노하우가 절실했다.
결국 그는 회사의 믿음을 저버리지 않았다. 국내 할인점업계를 평정하고, 98년말에는 창업이후 최대의 위기로 여겨진 다국적 기업 월마트와의 가격 할인 경쟁에서도 승전고를 울렸다.
그가 E마트를 업계 선두로 이끌 수 있었던 비결은 단 한가지. ‘현실 경영 마인드’를 갖은 것. 항상 고객의 목소리를 귀담아 들으라고 강조한다.
그곳에 기업경영의 방향도 있고 마케팅 전략도 있다는 것. 그의 경영철학은 그대로 현장으로 옮겨진다.
틈만 있으면 전국 23개 매장을 찾아 고객들의 반응을 살피고 고객의 입장에서 직접 쇼핑을 해보며 불편한 점을 일일히 찾아낸다. 3일 월요일 오후에도 그는 개점을 3일 앞둔 부산 해운대점을 찾아 일일히 매장을 돌아보며 고객들이 불편해 할 점을 체크할 것이다.
그는 “고객의 입장에서 쇼핑을 해봐야 고객들이 무엇을 원하고 필요로 하는지를 피부로 느낄 수 있다”며 “이러한 경영전략에 E마트의 성공비결이 숨여있다”고 말했다.
“매장 숫자는 이젠 문제가 아니다. 오직 충실한 경영과 상품의 깊이, 잘 짜여진 시스템만이 향후 닥쳐올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다.” 그는 대형 할인점들의 최근 양적인 급팽장에 대한 우려감을 이같이 표현하고 있다.
E마트는 2003년까지 총 1조2,000억원을 투자해 75개 점포를 출점, 전국 시단위 주요 상권진출할 계획이다.
■나의취미
가장 즐기는 운동은 산을 찾는 것이다. 산에 오르면 대자연의 장엄함에 자연히 고개가 숙여지고 겸허한 마음을 가질 수 있어 좋다. 또 자연앞에선 모두가 평등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간이 있을 때마다 집 근처 산(우면산)을 찾는다. 일상생활에서 벗어나 아무런 규칙이나 형식이 없이 자유롭고 편안한 마음으로 생각을 할 수 있다. 특히 일을 하다가 막히면 산을 찾아 자유로운 생각을 통해 돌파구를 찾는 경우가 많다. 골프는 즐기지 않는다.
■약력
45년 대구 서구 출생
64년 경북사대부고 졸
70년 영남대 섬유공학과 졸
73년 제일모직 입사(삼성공채 14기)
90년 신세계 미아점·본점 점장
96년 신세계 체인사업본부장
98년11월 신세계 E마트부분 대표이사
박희정기자
hj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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