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58·사진)국가원수가 오랜 고립에서 벗어나 다시 국제무대로 돌아왔다.카다피는 3일 카이로에서 열리는 유럽-아프리카 정상회담에 참석,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 등 유럽 강국및 아프리카 각국의 지도자들과 만나 정상외교를 한다.
지난해 6월 유엔제재 해제로 7년만에 처음으로 해외나들이를 한 지 10개월 만이다. 그는 또 조만간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 및 오마르알 베시르 수단 대통령과 3자회담을 갖고 수단의 17년내전 종식을 위한 이집트-리비아평화안을 다루는 등 활발한 외교활동을 펼친다.
카다피가 특히 주력하고 있는 것은 평생을 싸운 미국과의 관계개선. 압델 라만 샬캄 리비아 외무장관은 최근 영국의 아랍일간지 아샤락 알 아와사트지와의 회견에서 “카다피는 ‘리비아의 완전한 독립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단 하나의 조건만으로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를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카다피는 이에 앞서 지난달 21일 미 국무부 직원 4명이 리비아의 수도 트리폴리를 방문, 미국인의 리비아 여행이 안전하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미 관리의 리비아 방문은 1981년 양국 외교관계 단절이후 처음이다.
그러나 미국과의 관계개선은 카다피가 바라는 만큼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제임스 루빈 국무부대변인은 지난주 “리비아로부터 긍정적인 신호들이 나오고 있지만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빠지려면 아주 아주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카다피는 로마노 프로디 유럽집행위 위원장으로부터 브뤼셀 방문 초청을 받아두고 있어 곧 유럽 여러 나라도 방문할 전망이다.
남경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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