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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의 러시아](5) 美 "푸틴 정경분리노선 택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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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의 러시아](5) 美 "푸틴 정경분리노선 택할 것"

입력
2000.04.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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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 실리 얻는 신외교정책 추진 예상러시아의 새로운 지도자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당선자가 등장하자 미국은 일단 조심스럽게 러시아의 정책변화를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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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일단 푸틴 당선자가 정경분리에 따른 현실주의 노선을 택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즉 푸틴은 러시아가 서방과의 갈등을 최대한 줄여가면서 경제적 실리를 얻는 신외교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보고있다.

실제로 푸틴은 지난달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우리는 서방세계의 일원으로 간주되길 바란다”고 말한 바 있다. 이는 보리스 옐친 전 대통령이 예브게니 프리마코프 외무장관을 앞세워 ‘미국 일극주의’를 위협하는 ‘다극적 세계질서외교’를 폈던 지난해에 비하면 방향을 크게 선회한 것이다.

미국은 이같은 현실인식을 바탕으로 현재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러시아의 재건을 위해 푸틴이 미국·유럽연합(EU) 등과 경제협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러시아대사를 지낸 토머스 피커링 국무차관은 지난 27일 워싱턴의 한 세미나에서 “국제통화기금과 미국 수출입은행으로부터 자금지원이 절실한 사실을 현실감각이 뛰어난 푸틴이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그러나 경제외적인 분야에서는 푸틴이 ‘대(大)러시아주의’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보고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이같은 판단은 푸틴이 체첸침공을 주도한 ‘러시아 강대국주의자’라는데서 비롯된다. 때문에 미국은 현재 주요 현안으로 남아있는 ‘탄도요격미사일(ABM)협정’의 개정문제가 난항에 봉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러시아 국민 대다수가 미국이 경제위기를 틈타 러시아를 2류국가로 전락시키려는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갖고있다는 시각을 갖고 있으며 푸틴도 이같은 여론을 무시할 수 없다고 미국은 판단하고 있다. 러시아에 강력한 리더십을 갖춘 젊은 지도자의 등장으로 한동안 지구촌의 유일한 슈퍼파워를 맘껏 구가하던 미국은 이제 새로운 해법을 마련해야하는 상황에 봉착했다는 게 미국정가의 한결같은 분석이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syy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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