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텔레콤의 2대주주인 브리티시텔레콤(BT) 피터 본필드회장의 방한을 계기로, 한국통신프리텔과 LG텔레콤의 한솔엠닷컴 인수경쟁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30일 밤 서울에 도착한 본필드 회장은 31일 오후 남용(南鏞)LG텔레콤사장과 함께 안병엽(安炳燁)정보통신부장관을 예방한데 이어 이날 저녁 구본무(具本茂)LG회장 등 LG 고위층과도 면담을 가져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LG는 공식적으론 “본필드 회장 방한은 연례 아시아순방의 일환이며, 한솔 문제와는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LG텔레콤 관계자는 “BT가 나서준다면 큰 원군을 얻게 되는 셈”이라고 말해 이번 방한이 최근 한통프리텔쪽과의 치열한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에 서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이와 관련, LG는 이날 LG텔레콤과 데이콤이 각기 추진해온 차세대 이동통신(IMT-2000) 사업을 통합해 그룹 차원의 ‘IMT-2000 사업추진단’(단장 박운서·朴雲緖LG상사부회장)을 공식 발족시키고, 한솔엠닷컴 인수 문제도 추진단에서 주도적으로 맡아 진행하기로 했다.
한통측도 본필드 회장 방한을 비롯한 LG측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이용경(李容璟)한통프리텔사장은 신임인사차 언론사를 방문한 자리에서 “한솔엠닷컴은 당연히 우리가 인수해야 한다”면서 강한 의지를 보였다.
한솔 인수전이 가열되면서 양측의 신경전도 치열해졌다. LG측이 ‘공기업의 민간기업 인수 불가론’을 내세워 여론몰이에 나서자 한통도 “LG가 데이콤에 이어 한솔까지 먹을 경우 특혜 시비를 피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한솔엠닷컴 향방의 최대 관건은 결국 돈 문제. 한솔측은 “주당 10만원이상은 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LG와 한통외에 S그룹, H그룹등과도 물밑 접촉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최종 결론은 일러야 4월말이후에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한솔엠닷컴 인수 경쟁을 촉발시킨 직접 원인인 SK텔레콤의 신세기통신 인수 문제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승인여부 결정이 총선 이후로 늦춰졌기 때문.
한통 관계자는 “만에 하나 SK텔레콤의 신세기통신 인수가 무산될 경우 무리를 해가며 한솔엠닷컴을 서둘러 인수할 필요가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