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대문갑에서는 선거구내에 있는 연세대의 ‘마음’을 잡기 위한 경쟁이 뜨겁다. 한나라당 이성헌(李性憲)후보와 민주당 우상호(禹相虎)후보가 모두 연세대 출신이기 때문이다.이후보가 보충역으로 병역을 마치고 입학한 탓에 네살이 많긴 하지만 두 후보는 엄연히 ‘81학번 동기’다. 두 후보는 재학시절 학생대표를 지낸 공통점도 나눠 가졌다. 이후보는 83년 학도호국단 시절 총학생장이었고 우후보는 병역을 마친 뒤 복학해 87년 총학생회장을 지냈다.
두 후보의 구애작전에 곤혹스러워진 것은 연세대측이다. 그래서 학교차원의 지원에 있어선 일찌감치 ‘중립’을 선언했다.
그렇다고 연세대 동문들의 개별적인 선호와 지원까지 막을 수는 없는 노릇이어서 동문들간의 세대결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선거구내 연세대 동문들은 교직원을 포함, 2,500여명에 불과하지만 이들이 대개 여론주도층에 속해 있어 실제 영향력은 만만치가 않다.
두 후보의 동문들에 대한 접근방식은 사뭇 다르다. 우후보가 대학 후배들을 ‘미소부대’로 활용하면서 바람몰이에 주력하는 반면 이후보는 4년간 다져 온 인맥을 바탕으로 ‘맨투맨’방식을 쓰고 있다. 여론조사 결과가 보여주듯 아직 대세가 가려지지는 않았지만 대체로 우후보가 이후보를 추격하는 양상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다.
민주당에서 낙천한 김상현(金相賢)의원으로부터 지역구를 물려 받은 민국당 이동우(李東祐)후보가 고려대 출신임을 내세워 은근히 ‘고려-연세 대결’구도가 형성되기를 기대하는 것도 흥미롭다.
자민련 이의달(李義達)후보는 오랜 정당 경력을 앞세워, 청년진보당 박세증(朴世拯)후보는 차별화된 ‘진보성’을 무기로 나름대로 표밭갈이에 나서고 있다.
/고태성기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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