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은 정몽헌(鄭夢憲)회장이 현대건설·현대전자 등 2개 계열사의 대표이사 회장직만을 맡고 나머지 계열사들은 전문경영인이 책임경영하는 체제를 구축할 방침이라고 30일 밝혔다.현대는 또 경영자협의회(핵심계열사 사장단회의)를 조기에 폐지하고 구조조정위원회는 구조조정업무가 끝나는대로 해체하는 한편 수익성이 높은 일부 계열사에 대해 ‘시가배당제’를 시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가배당제란 기업이 주주들에게 액면가가 아닌 시가를 기준으로 배당하는 제도로 최근 증권업계가 이를 도입키로 했지만 제조업체들은 거의 채택하지 않고 있다.
정몽헌회장은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경영개혁방안을 조만간 발표할 계획이다. 현대 고위 관계자는 “당초 내주 중 개혁방안을 발표하려 했으나 경영권 분쟁 후유증을 조기 수습하기 위해 발표를 앞당기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현대는 이날 발표 때 정주영(鄭周永) 정몽구(鄭夢九) 정몽헌 등 대주주들의 주주권은 소유지분만큼만 행사하겠다는 선언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는 경영자협의회 폐지에 따라 정회장이 그룹을 총괄 경영하지는 않되 해외사업, 정부와 재계행사등 때 상징적으로 현대를 대표하는 역할만 맡도록 할 방침이다.
이 관계자는 “현대의 각 계열사에는 전문경영인들이 주축이 되는 이사회가 연초 목표를 세우고 연말 실적에 따라 평가를 받도록 하는 ‘미국식 이사회’제도가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대 계열사들은 이에따라 과거 ‘그룹’이 아닌 ‘연합체’의 형태로 변경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는 특히 소액주주들을 위해 국내외 기업설명회(IR)를 활성화하는 한편 소액주주들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창구도 다양화하는 제도를 마련키로 했다.
한편 현대는 정주영(鄭周永)명예회장이 이사로 돼 있는 현대건설, 현대중공업, 현대아산등 3개 계열사의 이사회가 열릴 때마다 가급적 참석키로 했으며, 이는 친정체제 복귀가 아니라 이사로서의 책임을 지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박정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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