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의 경영권 분쟁에 따른 재벌의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놓고 재정경제부 이헌재(李憲宰) 장관과 전국경제인연합회 손병두(孫炳斗) 부회장이 30일 공개석상에서 설전을 벌였다.‘재벌개혁의 수장’과 ‘대기업 이익단체의 대표주자’인 두 사람은 이날 밤 11시부터 생방송으로 진행된 MBC의 ‘정운영의 100분토론’에 출연, 각각 ‘재벌의 족벌경영 개선’과 ‘정부의 지나친 간섭 배제’를 주장하며 강도높은 논리 대결을 펼쳤다.
이 장관은 토론의 기조발언에서 “현대의 경영권 분쟁은 기업의 대표이사 자리를 개인간 물건 주고받듯이 하고 권한이 없는 조직이 인사권까지 행사하는 구시대적인 가족경영의 폐해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것”이라며 국가 신인도와 기업구조 건전화에 악영향을 미치는 1인 총수체제의 개선을 촉구했다.
이 장관은 또 “재벌의 구조조정본부나 경영자협의회 등 한시적 협의기구가 인사권을 행사하며 계열사들을 사실상 통제하는 비법률적 조직으로 변질된 만큼 명칭이 무엇이든간에 해체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손 부회장은 “현대 인사파문은 일어나지 말았어야 할 안타까운 일”이라면서도 “그러나 우리 기업들의 현실적인 상황도 감안해야 하는 만큼 현행 제도 테두리내에서 기업이 자율적으로 문제를 풀어가야 하며 정부의 지나친 간섭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맞섰다.
김호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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