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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구제역' 불안심리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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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구제역' 불안심리 확산

입력
2000.03.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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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북부지역에 ‘의사구제역(擬似口啼疫)’ 파문이 일면서 산지 소값이 폭락하고 대형마트와 정육점, 고깃집 등에 손님의 발길이 끊기는 등 전국에 ‘구제역 파장’이 몰아치고 있다.특히 산지 소값이 최고 10%이상 급락한 가운데 축산농가의 소출하량이 급증, 소값파동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30일 축협에 따르면 충북 옥천우시장에서 거래된 한우(암소 500㎏기준)값은 255만-260만원으로 25일(275만-280만원)에 비해 7%이상 떨어졌다. 4-5개월된 수송아지 값도 최고 10만원 가량 하락한 108만-110만원에 거래됐다. 출하량도 평소 250마리에서 30일에는 400여마리로 2배 가까이 늘어나 농가의 불안심리를 반영했다.

수도권 일대 도축장은 구제역 파동이 진정될 때까지 도축량을 평소보다 20-30%가량 줄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쇠고기와 돼지고기 소비도 크게 위축되고 있다.

농협 양재동 하나로마트의 경우 육류판매량이 구제역 파문이전에 비해 20% 이상 줄어들었다. 경기 파주시 금곡동 D식육점 이모(42)씨는 “문앞에 ‘파주산 고기 안팝니다’라는 문구를 써붙였지만 찾는 손님이 거의 없다”고 울상을 지었고 서울 방배동 양평정육점 주인은 “‘어디서 온 고기냐’고 묻기만 할 뿐오늘 고기를 사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말했다.

늘 북적대던 서울 성북구 종암동 갈비집 골목에도 29일이후 발길이 끊기는 등 고기집들마다 때아닌 불황을 겪고있다. 반면 영양센터 등의 닭고기 소비는 크게 늘고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D증권 역삼동지점 임모(31)대리는 “동료들과 주로 고깃집에서 회식을 했는데 며칠 전부터는 횟집만 찾아다닌다”고 말했고, 서울 강남의 I건축설계사무소 황모(32)소장은 “29일 저녁 거래업체 간부를 고깃집으로 식사초대 했다가 항의를 받고 자리를 즉시 옮겼다”고 설명했다.

가정주부 서순애(徐純愛·47·서울 서초구 서초동)씨는 “소·돼지고기는 생산지가 확실치 않아 믿고 먹을 수가 없다”며 “생산지 표시제를 실시하기 전에는 육류기피증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구제역에 걸린 쇠고기나 돼지고기를 먹어도 인체에는 전혀 해가 없는만큼 육류소비를 기피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축협중앙회 최진영(崔振榮)방역위생과장은 “구제역은 소와 돼지, 양 등 발굽이 둘로 갈라진 우제류(偶蹄類) 동물에만 증상이 나타난다”면서 “따라서 인체에는 유해성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서울대 수의대 한홍율(韓弘栗)교수도 “구제역에 감염된 고기를 날로 먹더라도 인체에는 해가 없다”며 “다만 가축의 감염을 막기 위한 차원에서 구제역감염고기의 유통을 막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성규기자

vega@hk.co.kr

김기철기자

kim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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