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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 후지모리 3선가도 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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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 후지모리 3선가도 험란

입력
2000.03.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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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베르토 후지모리(62) 페루 대통령의 3선 연임 가도에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3선을 금지한 헌법을 무시한채 선거법원의 합헌 판결로 출마를 강행한 후지모리 대통령에 대한 반발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군부는 대선을 11일 앞둔 28일 후지모리의 3선 강행에 공식적으로 반기를 들었다. ‘장교들’이라고만 신원을 밝힌 익명의 군관계자들은 성명을 통해 “내달 9일의 대선에서 법을 어기면서 출마한 후보가 승리하면 이를 인정하지 않고 2등을 차지한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후지모리는 이에 앞서 지난달 말 대선 후보등록에 필요한 지지유권자 100만명의 서명이 날조됐다는 유력 일간 엘 코메르시오의 폭로로 치명타를 맞아 인기가 급락하고 있다.

이 사태로 후지모리의 측근이자 집권 ‘캄비오(개혁) 90당’의 중진인 오스카르 메델리우스 의원등 총선 후보 2명이 중도 사퇴하고, 지방선관위 위원장이 파면당했다.

잇단 악재로 후지모리의 지지율은 40%선에 머물고 있다는게 현지 언론들의 여론조사 결과다. 따라서 후지모리는 과반수를 얻지 못해 급부상하고 있는 가난한 인디오 출신의 경제학자 알레얀드로 톨레도(53)와 결선을 치러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야당들은 후지모리가 위기상황을 공작·정보 정치와 부정선거 등으로 돌파하려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후지모리의 권력유지 핵심기관은 국가정보부. 블라디미로 몬테시노스 국가정보부장은 군부뿐아니라 사법부 검찰 등을 장악,야당 후보는 물론 군과 경찰 등 공직사회의 분위기와 민심동향 및 선거대책까지 후지모리에게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육군 대위시절 공문서 위조 혐의로 1년간 금고형을 받은뒤 불명예 제대한 몬테시노스는 1990년 후지모리의 대통령의 당선과 함께 권부에 첫발을 내디딘뒤 대통령 이상의 권력을 누려 ‘제2의 후지모리’로 불리고 있다.

미 백악관은 28일 “페루 대선에서 후보들간에 공정한 기회가 주어지지 않고 있다”면서 “페루 정부는 대선 후보들에게 민주적인 경쟁기회를 제공하라”고 촉구했다.

권혁범기자

hb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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