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재산가.의원들 "부인명의라서…"‘재산이 100억원이 넘는데도 3년간 세금을 내지 않은 이유는?’
16대 총선 후보들이 신고한 납세실적을 꼼꼼하게 들여다 보면 매달 꼬박꼬박 세금을 내는 봉급생활자들의 상식으로는 이해가 안되는 대목이 너무나 많다.
■수십억 재산가
우선 스스로 신고한 재산만 수십억원에 이르는 재산가들 중에서 재산세를 한푼도 안낸 후보만 10명이 넘는다.
물론 대부분 “부동산이 내 명의로 된 게 아니다”라고 해명한다. 실제로 현행 선거법상 재산은 후보와 배우자 등 직계존비속의 명의 등을 함께 신고하도록 하면서도 재산세는 본인 명의에 대해서만 신고하도록 되어있기 때문이다.
민국당 이병석(李炳碩·서울 강북을)후보는 104억원의 재산을 신고했지만, 재산세와 소득세는 단 한푼도 내지 않았다.
신고재산이 22억원인데도 재산세를 내지 않은 한나라당 심재철(沈在哲·경기 안양 동안)후보는 “43만원의 재산세를 냈는데 직원의 실수로 접수과정에서 누락됐다”고 해명했다.
재산세와 소득세를 전부 내지 않은 나병식(羅炳湜)후보는 “민주화투쟁을 하면서 투옥되는 바람에 재산이 전부 부인 명의로 되어있다”면서 “경영중인 출판사도 적자가 많아 세금을 내고 싶어도 낼 수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국회의원
재산세를 내지 않은 후보 중에는 현역의원들이 많아 ‘힘있는 사람일수록 세금을 내지 않는다’는 속설을 새삼 확인시켜 주었다.
민주당 현역의원인 김상우(金翔宇·서울 광진갑)후보는 재산이 10억원인데도 재산세를 내지 않았는데“재산이 신고대상인 주택이 아닌 임야로 IMF이후 시가가 절반으로 폭락했다”고 말했다.
민주당 중진인 노무현(盧武鉉·부산 북강서을)후보도 재산세를 내지 않았는데 “대부분 재산이 부인 명의로 되어있다”고 설명했다.
역시 재산세를 내지 않은 한나라당 백승홍(白承弘·대구 중구)후보는 “전부 부친 명의로 되어있어 재산세를 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들쭉날쭉 전문직
더구나 변호사 의사 약사 등 전문직 출신 후보들은 서로 신고액수에 격차가 커 누군가 탈세를 했거나 축소했을 것이라는 의혹을 사고 있다.
변호사 출신 후보자 44명 중 연간 평균 소득세 납부액을 연봉 4,000만원 봉급생활자의 연소득세 120만원 이하로 신고한 후보도 무려 12명. 536만원을 신고한 민주당 이종걸(李鍾杰·경기 안양 만안)후보는 “3년간 하버드대 교환교수로 갔다와 소득이 없다”고 해명했다.
2,132만원으로 의사출신 중 가장 적은 소득세를 신고한 민주당 경광수(慶光秀·경북 구미)후보는 “오전에만 진료를 하고 오후에는 농사를 짓는다”고 설명했다.
박천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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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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