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9개 회원국 원유증산 합의석유수출국기구(OPEC) 9개 회원국이 28일 지난해 3월 결정한 원유 감산분을 회복시키기로 합의함에 따라 국제 유가의 가파른 상승기조가 안정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이미 유가 안정에 대한 기대가 시장에 확산되며 이날 OPEC 발표전에 폐장된 뉴욕상품시장의 서부텍사스 중질유(5월 인도분)는 배럴당 27.09달러로 전날에 비해 70센트 하락했으며, 런던시장의 북해산 브렌트유도 17센트 떨어진 25.51달러에 거래됐다. 향후 국제유가는 배럴당 24-25달러선에서 유지될 것이라는게 일반적 관측이다.
OPEC 회원국들이 합의한 증산량 규모(1일 145만 배럴)는 최대 석유소비국 미국의 요구수준(1일 200만-250만 배럴)에는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빌 리처드슨 미국 에너지장관이 밝힌대로 비(非)OPEC 회원국들이 원유 증산에 합류, 하루 생산량이 280만 배럴 늘어나면 유가안정 기조는 더욱 확실하게 굳어진다.
릴와누 루크만 OPEC 사무총장은 “오만 멕시코 러시아 등 비OPEC 산유국들이 OPEC의 이번 증산 합의에 따라 산유량을 늘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멕시코 앙골라 오만 등은 이날 회의에 고위 옵서버를 보내 동향을 살폈다. 마틴 베일리 미국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은 OPEC 증산 결정으로 유가가 올 연말까지 배럴당 24달러선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원유가는 지난해 3월이전 배럴당 10달러이하였으나 OPEC 감산 결정이후 상승하기 시작, 이 달 초에는 3배가 넘는 34달러까지 올랐었다.
OPEC의 증산 결정은 배럴당 25달러가 넘는 고유가가 산유국과 소비국 모두에게 도움이 안되며, 경제위기에서 회복되고 있는 아시아및 중남미를 비롯한 세계 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인식을 산유국들이 공유했음을 말해준다.
그러나 실질적으로는 증산 압력을 가해온 미국의 승리로 평가하고 있다. 이는 OPEC이 이날 ‘전 회원국 만장일치 결정’이라는 관례를 깨고 끝까지 반대한 이란을 제껴놓은 채 합의문을 발표한 데서 확인된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알리 알 누아이미 석유장관은 합의문 발표직후 “미국의 압력이 OPEC의 증산 결정에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않았다”고 말했으나 사실상 미국의 입장에 가장 동조한 나라는 1일 170만 배럴 증산을 주장한 사우디였다.
OPEC 2대 산유국인 이란의 비잔 남다르 잔게네 석유장관은 “OPEC은 이미 내려진 결정을 추인하는 ‘고무도장’이 될 수는 없다”면서 증산 규모가 100만 배럴 미만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란 대표단은 “중요한 것은 양이 아니라 원칙”이라면서 이번 각료회담이 합의에 “실패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감산 결정에도 참가하지 않은 이라크는 “OPEC이 미국의 압력으로 증산을 결정했다”면서 독자적으로 증산계획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은 내주 윌리엄 코언 국방장관을 중동에 파견, 사우디 쿠웨이트 카타르 아랍에미리트연합(UAE)등에 증산 결정을 확실히 실행하도록 압력을 계속할 계획이다.
남경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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