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협회가 의약분업과 의료보험 수가 인상률에 반발해 30일부터 집단휴진키로 한 결정을 고집하고 있다. 온 국민이 또 한번 불편을 강요당하게 되었다.두차례 의사대회 때의 당일휴진 정도가 아니라, 3일간으로 예정했던 휴진기간을 다시 무기한으로 늘리겠다는 것이니 어떻게 이럴 수 있는지 믿기 어렵다.
우리는 지난 겨울 의사들이 청진기와 메스 대신 피켓과 확성기를 들고 거리로 나서야 했던 절박한 사정을 이해했기에 되도록 대화와 타협으로 문제가 해결되기를 촉구해 왔다.
그 노력의 일환으로 정부는 병·의원들에 대해 두 차례에 걸쳐 의료보험 수가를 18.8% 인상해 주었다. 의약품 분류상 전문의약품 비율을 늘리는 문제 등은 현재 작업이 진행중이다.
그런데 의협은 엊그제 열린 시·도지부장회의와 중앙위원회에서 의약분업의 근본개선안을 들고 나와 제도 자체를 거부하는 쪽으로 기울어 졌다.
이제 와서 제도를 부정해서는 국민의 이해를 구할 수 없다. 7월 1일부터 시행할 의약분업안은 제도 도입 30년만에 의·약업계와 정부간에 합의된 타협의 산물이다.
기다리다 못한 시민단체가 중재에 나서 이끌어 낸 국민과의 약속을 부정하는 것은 고객인 국민의 여망을 외면하는 처사로 볼 수밖에 없다. 시민단체들이 병원 항의방문과 법적대응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은 공감과 관용의 한계를 넘어섰다는 경고임을 알아야 한다.
휴진기간을 갑자기 무기한으로 바꾼 것은 선거를 이용하려는 속셈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 국민의 불편을 볼모로 정부의 양보를 취하려는 전략이라면 인술을 포기한 상업적 이기주의로 비난받아 마땅할 것이다.
TV 연속극 ‘허 준’의 영향으로 의료 서비스에 대한 국민의 욕구가 한껏 부풀어 있는 때에, 기약 없이 병원문을 닫는 일은 스스로 존재이유를 부정하는 우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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