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윙 한번에 1,000만원’최근 경기가 호전되면서 거액의 판돈을 건 ‘골프 도박’이 기승을 부림에 따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경찰청 기동수사대는 28일 박모(37·사업)씨가 최근 “총 14억원의 판돈이 걸린 골프도박에 걸려들어 불과 3일만에 4억원을 잃었다”고 신고해 옴에 따라 박씨를 상대로 사기 골프를 벌인 김모씨 등 3명의 예금계좌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는 한편, 이들의 신병확보에 나섰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 등은 최근 서울시내 골프연습장에서 “우리는 탄탄한 중소기업체 사장들”이라며 ‘피해자’ 박씨에게 접근, 안면을 튼 뒤 내기 골프를 제안했다.
김씨 등은 첫날 4,000여만원을 잃어준 뒤 “제주도로 원정 가 각자 개임당 2억원씩 걸고 크게 한판 벌이자”고 유인, 단 3일 동안 박씨의 사업자금 등 4억원을 가로챘다.
조사결과 김씨 등은 게임 전날밤 박씨에게 탤런트를 자처하는 여성을 합석시킨 거나한 술자리를 마련, 술을 강권하는 수법을 쓴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평소 싱글실력을 자랑하는 박씨는 숙취상태에서 필드에 올라 100타 이상을 치는 바람에 돈을 잃을 수 밖에 없었다. 박씨는 “개임 3일째는 판돈이 더욱 커져 14억원까지 올라갔다” 고 말했다.
수사 관계자는 “수법과 판돈 규모로 볼 때 박씨는 ‘전문꾼’들에게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경찰은 현재 평일 전국의 주요 골프장에서 게임당 수천만원이상이 걸린 내기골프가 공공연히 성행하고 있으며 전문 골프도박꾼 조직도 상당수 활동 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불과 2~3년전만해도 ‘재미형’ ‘용돈 마련형’이 주종이었고 일부 유한층 사이에 많아야 점당 몇만원 대의 내기골프가 성행했으나 최근들어 졸부 등을 중심으로 액수가 갑자기 커지면서 전문 꾼들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골프장은 멤버십으로 운영되는 특성상 거액의 은밀한 도박이 성행되기엔 최적의 장소”라며 “그러나 접근이 어려워 수사가 쉽지는 않다”고 토로했다.
경기 고양시 N골프장의 한 캐디는 “주말마다 조회시 간부로부터 내기·도박골프를 단속하라는 지시가 내려오지만 필드를 피해 은밀하게 클럽하우스나 승용차내에서 돈을 주고받아 적발이 불가능하다”며 “오히려 내기골퍼들이 입막음을 위해 수십만원의 캐디비를 쥐어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주훈기자
june@hk.co.kr
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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