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은 어린이의 영원한 친구다. 때로는 스승이다.동물을 소재로 한 어린이 책들이 봄바람을 타고 있다. 소박한 이야기에서 즐거운 과학까지, 최근 어린이 책에 동물 바람이 불었다. 동물을 이야기 안에 풀어 헤친 우화식의 동화는 예로부터 가장 낯익은 형식.
‘토끼야, 토끼야’(시공주니어)는 아기 토끼의 여행담. 황소도, 복슬강아지도, 한 소녀도 그냥 지나치는 토끼. “애완동물이 되긴 더욱 싫어” 토끼는 가족이 기다리는 집을 찾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마치 수묵화를 보는 듯한 부드러운 삽화가 인상적이다. 피터 매카티 지음, 지혜연 옮김.
섬에서 길을 잃은 꼬마 피엔체가 갈매기 오리 토끼 까마귀 여우 백로 거위 등과 길을 찾아가는 ‘꼬마 아가씨의 이상한 모험’, 왕따 얀이 착한 강아지 스티피와 우정을 쌓아 결국 성공한다는 ‘춤꾼과 강아지’(이상 문학동네). 둘다 네델란드의 아동작가 패치 박스의 글과 그림을 이은석씨가 옮겼다.
곰인형을 못살게 굴다, 자신이 곰에게 그와 꼭같은 대접을 받는 꿈을 꾸고는 뉘우친다는 ‘미나와 곰인형’(크레용). 독일 아동문학작가 안야 리거의 글·그림.
‘두더지와 굴착기’ ‘캥거루와 스카이 콩콩’ 등 과학을 동물에 비긴 시리즈‘자연과 닮은 과학 원리’(베틀 북)는 탐구심 강한 어린이들이 반길 책이다. ‘귀뚜라미와 바이올린’ ‘기린과 사다리차’ 등도 함께 발간됐다. 일본의 과학 계몽 도서 기획자 와타나베 마사티카 지음, 장석봉 옮김.
순수 국산도 있다. ‘우리반 멍멍이’(민미디어). 초등학교에 갓 입학한 어린이가 느끼는 경이가 그대로 담겨있다. 자신은 여행을 즐기는 무뚝뚝한 아빠가 잡아 온 물고기라고 생각하는 대목, 밭에서 잡아 온 벌레를 키우던 박새에게 주고는 박새를 날려 보냈다는 대목, 목욕은 않고 장난만 치는 동생을 물방개라고 생각하는 대목 등 어린이들이 동물에 대해 갖는 의미가 생생하게 다가온다. 고양시 상탄 초등학교 3학년인 지은이 조성완은 1년 전 교통사고로 집에 있으면서, 사람과 동물 등 일상적 사물을 더욱 깊이 보는 눈을 키우게 됐다.
장병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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