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의 최대주주인 골드만삭스가 김상훈(金商勳)신임행장의 ‘손’을 들어주면서 관치시비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국민은행 사태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게 됐다.27일 금융계에 따르면 골드만삭스의 헨리 코넬상임이사는 지난 24일 김신임행장에게 사신을 보내 은행장으로 선임된데 대한 축하인사와 함께 최대주주로서 적극적인 지지의사를 표명했다.
현재 국민은행 사외이사로 우리나라에 파견돼 있는 코넬이사는 또 같은날 블룸버그 통신사와의 인터뷰에서도 김행장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했다. 이날 인터뷰에서 코넬이사는 “골드만삭스는 신임행장 선임을 지지하며, 앞으로 김행장이 고객과 주주들의 이익가치를 높이기 위해 크게 노력을 할 것이라고 믿는다”며 신뢰감을 표시했다.
코넬이사는 또 금융감독기관 관계자가 피감독기관인 은행의 수장으로 선임된데 대해 “금융감독 기관 직원들 역시 오랜기간 동안 금융기관에서 일을 해온 것이며, 금융감독기관에서 개별회사에 근무하는 사례는 얼마든지 있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며 관치논란에 대한 확고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노조측에 대해서도 “시간이 지나면 노조도 신임행장과 은행의 장기 경쟁력 강화를 위한 그의 노력을 이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골드만삭스의 김행장 지지선언은 앞으로 회사측의 기습주총과 노조에 의한 행장출근 저지 사태 등 극단적인 대립국면으로 치닫던 국민은행 사태 해결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골드만삭스의 지분은 현재 11.07%로 6.47%에 불과한 정부를 제치고 일대주주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신임행장 선임에 가장 강력한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외국계은행이 행장선임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초 외환은행 최대주주인 코메르츠은행은 신임행장 선출과정에서 “행내인사가 추천됐으면 한다”는 팩시밀리 한장을 은행측에 보내 사실상 내정단계에 있던 정부측 외부인사를 밀어내는 역전드라마를 연출한 적이 있다.
한편 노조측은 “골드만삭스의 진의를 파악해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그러나 최대주주라고 해서 국민은행 전체의 이익을 대변할수는 없다”고 밝혔다.
김병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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