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을 연주하듯 기업을 운영합니다’벤처업계에 음악을 즐기는 기업인들이 많아 눈길을 끌고 있다. 이들은 단순한 감상의 차원을 넘어 직접 연주도 하고 노래도 부른다. 이 가운데에는 대학가요제나 록그룹 출신도 있어 어설픈 아마추어가 아닌 전문가 뺨치는 솜씨를 뽐내는 경영인들도 있다.
CCR의 윤석호사장은 음악을 너무 좋아해 92년 한양대 전산학과 재학시절 서울대 작곡과에 도전해 합격했으나 부모님의 반대로 음악가의 꿈을 접었다. 그러나 요즘도 수시로 피아노와 컴퓨터(MIDI)를 이용해 작곡을 하며 안타까움을 달래고 있다.
인츠닷컴의 이진성사장은 대학가요제 출신의 보컬리스트. 간간히 갖는 회식자리에서 뛰어난 노래솜씨로 발라드는 물론이고 높이 솟구치는 하드록까지 너끈히 소화해 직원들을 놀라게 했다.
나눔기술의 장영승사장은 서울대 노래패인 ‘메아리’출신이다. 지난해말 10여곡이 넘는 자작곡 가운데 일부를 MP3파일로 만들어 렛츠뮤직이라는 음악사이트에서 공개해 화제가 됐다. 제품발표회도 록카페에서 열 만큼 음악을 좋아한다.
한글과컴퓨터의 전하진사장도 인하대 재학시절 밴드에서 베이스기타를 연주한 경력이 있다. 8년 동안 그룹활동을 했던 그는 노래실력도 수준급.
네오무비의 조승현사장은 96년까지 6년 동안 연세대, 서강대, 홍익대의 재즈기타연주자 모임인 ‘거리의 악사들’에서 베이스기타 연주자로 활동했다. 93년에는 현재 인기가수로 활동중인 서영은씨와 함께 음악활동을 하기도 했다. 요즘도 틈나는 대로 기타연주를 즐긴다.
한술 더 떠 아예 록밴드를 결성한 벤처기업인들도 있다. 홍익인터넷의 노상범사장, 이미지드롬의 홍상진사장, 보스턴 컨설팅 그룹의 나윤호사장 등은 밴드를 결성하고 조만간 콘서트를 가질 예정이다. 노사장은 노래를 맡고 홍사장은 기타, 015B 1기 멤버였던 나사장은 베이스기타를 맡는다. 여기에 90년대 초 인기그룹이었던 ‘015B’ 2기의 정석원씨가 건반을 맡아 이들의 활동을 돕기로 했다. 모두 서울 대성고 동기동창인 이들은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의기투합해 밴드를 결성했으며 5월쯤 대학로에서 대화도 나누고 노래도 부르는 토크 콘서트를 열 계획이다.
네오무비의 조승현사장은 “음악은 단순히 스트레스 해소를 넘어 다양하고 유연한 생각을 할 수 있게 만든다”며 “전문분야의 외곬수로 빠지기 쉬운 경영인들이 음악활동을 하는 것은 그만큼 기업운영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최연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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