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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름@디지털 / 톡톡 튀는 '숫자도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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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름@디지털 / 톡톡 튀는 '숫자도메인'

입력
2000.03.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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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서핑을 많이 해본 사람들은 간혹 이상한 형태의 인터넷 주소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를테면 ‘http://3422091631/’, ‘http://3422290739/’ 혹은 ‘http://3542659136/’식의 주소다. 이런 주소는 틀렸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지금 한 번 웹브라우저를 열어 주소입력창에 써보기 바란다. 기대와는 달리 첫 번째 주소에서는 한국일보가, 두 번째 주소에서는 천리안 방송국이, 그리고 마지막 주소에서는 심마니가 나타날 것이다.웹사이트의 주소인 도메인 네임이 인터넷 비즈니스에 있어서 기존 시장의 상표 혹은 브랜드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 그래서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사용할 상표 혹은 회사이름을 인터넷 도메인으로 확보할 수 있는지 미리 살펴봐야 한다. 만약 다른 사람이 이미 등록해 둔 도메인이면 눈물을 머금고 회사 이름을 바꾸거나 회사 이름과는 상관없는 도메인을 사용해야 한다. 이를 예견한 사람들은 자신과 상관 없는 기업의 이름을 이용해 미리 도메인을 등록해 두고 나중에 해당 기업에 비싸게 팔려고 하기 때문에 최근 영어 사전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단어가 도메인으로 등록돼 있을 정도이다.

어쩌면 이제는 ‘.com’이나 ‘.co.kr’의 도메인을 이용하는 것이 너무나 식상한 브랜드 홍보가 될 수도 있다. 머지 않아 도메인이 쓰이기 전부터 사용됐던 IP주소라고 불리는 네 자리 숫자를 그대로 주소로 사용하는 것이 오히려 튀는 마케팅 방법이 될 수 있다. IP주소는 256진법에 의해 표시하는 네 개의 숫자로 만들어진다. 예를 들어 ‘www.cfocus.net’ 이라는 도메인은 ‘203.252.3.51’ 이라는 IP주소를 갖고 있다. 이 IP주소가 숫자라서 외우기 불편해 만든 것이 도메인이었는데 디지털 세대들은 숫자도 친숙하게 느끼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10대들은 핸드폰 문화의 발달로 10∼11자리의 숫자는 부담 없이 외울 수 있다.)

도메인 확보가 어려워 지면 다시 IP주소가 인터넷 기업의 상표로 자리를 잡을 수 있지 않을까? 튀는 마케팅이 각광받는 요즘 불가능한 일은 분명 아닐 것이다. 앞에서 소개한 http//3422091631/는 256진법에 의한 4자리숫자를 십진법으로 변환한 것이다. 대부분의 웹브라우저들이 주소에 십진수가 입력되면 자동으로 256진수로 변환해 IP주소를 찾아 접속해 주기때문에 십진법으로 변경된 숫자 나열도 도메인이름으로 활용할 수 있다.

류지창 천리안 인터넷방송국장. harp@chollilla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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