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 우여곡절끝에 31일 창단식을 갖고 올시즌 프로야구에 참여한다.모기업의 부도로 파산상태에 빠진 쌍방울때문에 지난 시즌 내내 골머리를 싸맸던 나머지 프로구단들과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이제 한시름 놨다.
비록 정부쪽의 강권(?)에 의한 신생팀 창단이지만 프로야구계는 SK의 참여를 쌍수를 들어 환영하는 분위기다. 난산끝에 탄생한 옥동자라 더 반기는 지도 모른다.
하지만 SK의 입성을 둘러싼 기존구단들의 속내는 반드시 편안하지만은 아닌 것같다. SK가 보여준 일련의 행태때문이다. ‘선무당이 사람잡겠네’라는 불편한 감정을 토로한 구단관계자도 있었다.
이달초 SK관계자는 기존구단들의 집중견제로 창단작업이 지지부진하자 기자들에게 흥미로운 얘기를 하나 꺼냈다.
‘미꾸라지 살찌는 법’이 주제였다. 통상 미꾸라지는 자기들끼리만 있을때는 별로 살이 찌는 않는다.
그런데 미꾸라지가 많이 들어 있는 어항속에 메기 한 마리를 집어넣으며 상황이 달라진다. 서로 살려고 발버둥 치다보면 미꾸라지들이 토실토실 살찐다는
여러가지 정황을 들여다 볼때 SK라는 메기를 이용해 기존구단들이 상호보완적 관계를 이뤄야 프로야구도 발전하지 않겠느냐는 선의를 담고 있었다.
그는 기존구단이나 SK가 ‘윈(win)-윈(win)’이라는 상생(相生)전략으로 문제를 풀어야 프로야구도 발전할 수 있다는 논지를 폈던 것이다. 누가 들어도 맞는 말이다. 그동안 ‘나만 살자식’의 약육강식의 논리가 프로야구계를 지배해왔던 게 사실이다. 지금도 별로 달라진 게 없다.
SK가 창단과정에서 보여준 태도도 여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너무 현실을 모른다거나 쓸데없는 고집을 부린다고 기존구단들이 괘씸하게 생각한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SK도 나름대로 할말이 많을 것이다. 기존구단의 등쌀에 호된 신고식을 치뤘기 때문이다.
정작 중요한 것은 이제부터다. SK가 메기론을 들먹이면서 까지 주장했던 윈-윈전략이 성공하려면 창단작업 과정과는 달라야 한다는 것이다.
정연석
ys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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