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사전/심백소 담량소지음, 정원기 옮김/범우사 발행중국 소설 삼국지(三國志)는 박종화본, 이문열본을 비롯한 번역본만 수십종에 이른다. ‘삼국지의 지혜’ ‘만화 삼국지’ 등 삼국지를 모델로 한 책만 수백종이다. 1987년 이문열이 평역한 ‘삼국지’(10권)는 요즘도 한달 평균 5만권이 팔려나가는 등 지금까지 1,000만부 이상이 판매됐다. 영화화, 드라마화되기도 했다. 유비 관우 장비 제갈공명 등 삼국지 주인공은 유치원생도 알고 있고 ‘삼고초려(三顧草廬)’ ‘도원결의(桃園結義)’를 비롯한 삼국지에서 유래된 고사성어는 일상 생활어가 됐다.
우리에게 알려진 삼국지의 원전은 중국의 원말·명초 시대의 희곡작가 나관중(羅貫中)의 ‘삼국지연의(三國志演義)’. 나관중의 단독 창작물이 아니라 중국 삼국시대 이후 1,500여년을 거쳐 민담이나 전설, 문인들의 재창작물 등이 첨가되고 실제와 허구가 가미되면서 나온 집단 창작물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인물과 사건이 방대하고 다양한 역사관이 소개된다. 이로 인해 삼국지를 읽다 보면 뒷부분에 가서 앞의 인물조차 기억나지 경우가 허다하다.
중국삼국연의학회 비서장 심백준이 쓴 것을 경북외국어대 정원기교수가 번역한 삼국지 사전은 삼국지를 다각도에서, 그리고 충실하게 이해하게 해주는 참고서 겸 사전이다. 국내 최초의 삼국지 사전인 이 책은 제갈공명을 비롯한 400여명의 등장인물과 줄거리 등 1,476개 항목, 고육계(苦肉計)등 고사성어 및 좁고 긴 병선을 뜻하는 몽충(蒙衝)를 비롯한 병기, 지명 관직명 등 1,214개 항목, 삼국지 내용을 개편·창작해 만든 희곡 소설 영화 연극 드라마에 관련된 418개항목, 명승고적 등 유적지 소개 254개 항목으로 표제어만 3,360개가 된다.
표제어는 소설 삼국지에서 언급된 부분뿐만 아니라 관련 역사, 전설 민담 등을 총체적으로 소개해 사전만 읽어도 재미가 쏠쏠하다. 또한 독자의 이해를 돕도록 표제어와 관련된 인물들의 그림과 삼국지 관련지도, 삼국사 연표를 부록으로 엮었다.
역자인 정원기 교수는 “요즘 사람들에게도 삼국지는 훌륭한 문학작품으로서뿐만 아니라 삶의 철학, 경영·인사관리, 군사책략 등을 배우는데 원전 역할을 한다. 삼국지 사전은 원전을 쉽고 총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펴낸 것이다”고 설명했다.
배국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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