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이 경영권다툼은 일단락됐지만 투자자들의 냉담한 반응은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27일 현대증권 등 일부종목을 제외한 현대 그룹 주식의 하락세는 뚜렷했다. -시장반응업계에서는 디지털시대에 뒤떨어진 굴뚝산업의 대표라는 이미지에다 경영권 다툼이라는 전근대적인 기업행태까지 노출돼 주가에는 악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일부 증권사이트에서는 주주나 사외이사의 견해를 무시한 처사라며 비난이 몰아치고 있다.
한 투자자는 "주주는 제쳐두고 형제들끼리 자리다툼하는 현대의 주주라는게 창피하다"면서 "현대주식을 모두 팔아치울 생각"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룹전체로 악재
국내최대 재벌인 현대의 주가추락은 이미 심각한 수준이다. 최근 그룹전체 시가총액은 26조5,063억원(24일 종가기준). 라이벌 삼성(74조3,559)은 물론 SK(37조296억원)에도 밀리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55조7,605억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에 대한 관심과 증권주의 상승으로 최근 10일동안 3조원 가까이 늘었지만 삼성 등 타그룹과의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있는 추세다.
그룹 평균주가는 1만원 안팎이고 현대건설 현대강관 인천제철 현대상사 현대정공 고려산업개발 등 주력기업들 대부분이 주가는 액면가를 밑돌고 있는 초저가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32조원의 증자 가운데 12조원이나 차지한게 현대그룹"이라며 "이번 사태는 현대그룹 주식을 기피종목으로 굳히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외국인들의 외면은 주식시장에서 상당한 고전을 의미하며 해외증권 발행에도 심각한 어려움을 예고하고 있다.
-계열사 주가는 분리
형제 갈등이 해소되면 그룹분리가 가속화하면서 주가도 차별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자동차 그룹의 경우 분리이후 계열사 협력과 보완적 관계가 무너지면서 약화하는 대신 몽헌계열의 전자, 증권주는 상대적으로 성장주라는 측면에서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열 기자 desp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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