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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민준의 골프세상 / 고질병도 받아들이면 병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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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민준의 골프세상 / 고질병도 받아들이면 병이 아니다

입력
2000.03.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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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점 없는 골퍼는 없다. 어드레스에서부터 퍼팅에 이르기까지 문제를 찾으려면 끝이 없다.골프와 관련된 문제점이 얼마나 많은지 지금 당장 자신의 문제점을 손가락으로 꼽아보자.

볼을 끝까지 안보고, 머리를 들며, 몸통 대신 팔로만 스윙하고, 폴로우스루도 짧다.

스윙할 때 왼발이 무너지고, 롱 아이언은 겁난다. 50야드 내외의 거리를 못 맞추고 그린 읽는데 미숙하다.

자신의 문제점을 찾다보면 열 손가락으로는 택도 없이 모자란다.

이런 문제점들을 정말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면 돌아버리고 말 것이다.

골프의 묘미고 뭐고 맛볼 여유가 없다. 그러나 이런 문제점들을 아주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골퍼들이 의외로 많다.

고질병을 고치려고 골프전문가를 찾아가 상담하고 지도를 받는다.

물론 차도는 별로 없다. 골프전문가들은 문제를 보면 일단 돋보기로 확대해놓고 본다.

그리고 문제점의 모든 가능성을 들춰낸다. 그들은 차라리 문제를 창조하는데 탁월하다.

그들의 눈으로 보면 쓸 만한 구석은 없고 모두 뜯어고쳐야 한다.

골프전문가가 낱낱이 들춰내는 문제점들은 골퍼들을 혼란에 빠뜨린다.

나름대로 하나 하나 고치려고 애를 쓰지만 결국에는 효과를 못보고 사태를 더욱 악화시킨다.

이미 습관으로 굳어 고질병이 돼버린 것을 무리하게 뜯어고치려다 고유의 스윙과 리듬마저 놓쳐버리기 일쑤다. 서까래를 수리하려다 집을 무너뜨리는 꼴이다.

구력 5년이상이라면 원 포인트 레슨으로 고쳐지지 않는 문제점은 영원히 고칠 수 없다고 봐야 한다.

고질병을 자신의 습관으로 받아들이고 나름대로 골프를 즐기는 방법을 터득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고질병을 이용할 줄 알면 더 이상 병이 아니다.

“요즘의 코치들은 선수들이 본능에 따라 플레이하는 예술을 앗아가고 있다.

이들은 선수에게 있어 파리와 같은 귀찮은 존재다.”왕년의 골프스타 게리 플레이어가 지나치게 코치에 의존하는 바람에 자신의 골프리듬을 잃은 선수들의 폐해를 지적하며 한 말이다.

그는 전세계 아마추어 골퍼들이 교과서로 삼았던 ‘스윙 머신’닉 팔도나 이언 베이커핀치가 문제점을 스스로 해결하지 않고 코치에 매달리다 몰락한 것을 두고 “내가 목격한 가장 슬픈 현실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전담코치 없이도 메이저대회 타이틀을 9회나 차지했던 그는 “코치에 대한 지나친 집착이 선수들의 머리를 텅 비게 한다.

대회에서 이기는 것은 단순히 볼을 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본능을 신뢰하는 것”이라고 설파했다.

편집국부국장

mjb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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