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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약 한약' 대량 유통 약재상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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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약 한약' 대량 유통 약재상 적발

입력
2000.03.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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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에서 유통되는 녹용 가운데 상당량이 약재로서 전혀 가치가 없는 알래스카산 순록 뿔(일명 스카·SKA)인 것으로 드러났다.서울지검 특수3부(김우경·金佑卿부장검사)는 26일 순록 뿔을 녹용으로 속여 팔거나, 치명적인 농약 성분이 함유된 불량 한약재를 시중에 대량 유통시켜온 수입상 등 17명을 적발, 이 중 조흥약업 대표 김동량(金東亮·39), 진형무역 사장 임석준(任錫準·39)씨 등 6명을 약사법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또 W양행 사장 신모(53)씨 등 8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기소하고 D상사 사장 박모(28)씨 등 3명을 수배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 6월부터 러시아를 통해 밀수한 순록 뿔(180㎏)을 ‘녹용’이라고 포장, 전국 한의원 등을 상대로 ㎏당 100만원씩 모두 1억8,000만원어치를 판매한 혐의다.

검찰 조사결과 수입가격이 ㎏당 100달러로 녹용(중품)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한 ‘스카’는 3년전부터 밀수가 급증, 현재 연간 국내 녹용사용량(200톤)의 10%나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관계자는 “스카는 겉모습이 사슴 뿔과 크게 다르지만, 잘게 썰면 전문가들조차 육안으로는 구분하지 못할 만큼 흡사하다”며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또 구속된 임씨는 살충제 농약인 BHC가 대량 함유된 행인(杏仁·살구나무씨) 5톤 등 1억원 어치의 한약재를, 수배된 박씨는 BHC가 든 복령(茯笭) 24톤을 전국 약재상들에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번에 적발된 불량 한약재는 행인, 목과, 복령, 계피,오가피 등 14종 100여톤이나 된다”면서 “특히 이뇨제로 많이 쓰이는 복령에서는 BHC 성분이 기준치(0.2㎴)의 2배 이상인 0.4∼0.7㎴이나 검출됐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들 불량 한약재가 M, H, S사 등 국내 제약회사 3곳에 납품된 사실을 확인, 이 회사들 제품 1백여종의 농약잔류여부및 직원들과의 유착관계 여부를 집중조사 중이다.

한편 불구속 기소된 신씨는 당국에서 부적합판정을 내린 녹용과 녹각 1.7톤(6억5,000만원 상당)을 폐기치않고 유통시켜오다 적발됐다.

박정철기자

parkjc@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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