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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行 "가보니 아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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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行 "가보니 아니더라"

입력
2000.03.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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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는 너무 힘들어! 옛직장이 좋더라.”최근 벤처열풍을 타고 대기업을 떠났던 이들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 나타나고 있는 ‘벤처 U턴현상’이 국내까지 파급되고 있는 것.

이들이 밝히는 ‘귀거래사(歸去來辭)’는 ‘과다한 업무량’ ‘판이한 조직문화와 업무방식’ ‘불확실한 미래’ 등 다양하다.

지난해 중반 인터넷 정보제공업체로 스카우트됐다가 최근 전직장으로 복귀한 K(39)씨는 “워낙 격무인데다 술자리까지 많아 견디기 힘들었다”면서 “매일 밤12시 넘어 퇴근하면서 건강도 많이 나빠졌다”고 말했다.

1억5,000여만원의 스톡옵션까지 미련없이 내던지고 옛직장으로 돌아온 박모(35)씨도 같은 이유를 댔다. 또 올해 초 테헤란밸리의 인터넷벤처로 옮겼다가 다시 모일간지 기자 신분으로 되돌아온 이모(28)씨는 “조직의 문화와 업무의 성격이 너무 다른 데다 적성에도 맞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근 유니텔 경력사원 모집에는 삼성SDS 등 계열사에서 근무하다 벤처 등으로 이직했던 직원 6-7명이 재입사 원서를 냈다. A(28)씨는 “벤처에는 무엇보다 장래에 대한 안정성이 없었다”고 재입사 이유를 밝혔다.

삼성그룹 H(37)과장은 “벤처는 근무조건이 열악하고 업무성격도 비정형적이어서 적응하기 힘든 측면이 있다”며 “최근 일부 벤처의 성장성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기업의 안정성이 다시 중요한 매력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무역업체 L(45)부장은 “스톡옵션과 성과급 제도 도입 등 대기업의 ‘벤처지향적 변신’도 U턴의 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배성규기자

veg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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