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조엔의 노다지’를 잡기 위한 일본 금융계의 경쟁이 치열하다.거품 경제기 고금리로 맡겨진 우편 정기예금의 만기 해약이 4월부터 2년간 집중되기 때문이다. 우정성의 추산에 따르면 앞으로 2년간 만기를 맞는 우편 정기예금은 약 106조엔이며 이중 최소한 49조엔은 다른 금융상품으로 옮겨갈 것으로 보인다.
최장 10년인 우편 정기예금은 한때 확정 금리가 연 6.33%에 이르렀던 데다 6개월마다 이자를 복리로 계산, 원금에 덧붙여 주기 때문에 거의 해약되지 않았다. 우정성의 계산으로는 1990년 4월에 100만엔을 맡긴 예금자는 세후 원리금 합계가 1.7배인 170만엔에 이른다.
그러나 지난해 8월부터 3년 이상의 정기예금 금리가 연 0.2%로 민간 금융기관과 거의 같은 수준으로 낮아져 우편저축의 장점이 사라졌다. 또 계약자의 80%가 50대 이상이고 70대 이상 고령자도 많다. 따라서 3,000억엔 정도만 소비로 가고 대부분은 또 다시 금융기관에 예치될 것이란 분석이다.
호시탐탐 기회를 노려 온 민간 금융기관이 이를 놓칠 리 없다. 현상금을 내거는 등 각종 아이디어를 내놓고 있는 전국 각지의 신용조합은 대부분 1개월 단위의 복리로 우편 정기예금보다는 연 0.01% 높은 금리를 제시하고 있다. 무점포 통신판매에의한 저비용 경영이 특징인 오릭스신탁은행은 연1.0%의 ‘고금리’ 정기예금을 개발, 지난 1년간 850억엔을 수신했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꾸준한 주가 상승으로 회복세를 맞고 있는 증권업계. 노무라(野村)증권은 4월에 발매할 공사채 투신에 연 2.3%의 파격적인 수익률을 제시, 월 2,000억엔을 끌어 들일 계획이다. 여기에 일본 시장 장악을 노리는 외국 대형생명보험사들도 신상품을 내놓고 유치에 나서는 등 경합이 날로 뜨거워지고 있다.
도쿄=황영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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