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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오른 파리시장 선거 열기

입력
2000.03.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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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3월에 선출될 차기 파리시장 자리를 놓고 프랑스의 보수, 혁신 양 진영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파리시장은 지방선거의 하이라이트일 뿐 아니라 2002년 대선을 앞둔 좌·우파의 기세싸움 성격이 짙어 양 진영이 결코 물러설 수 없는 결전의 장이다.

장 티베리 현 시장이 출마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지만 재선 가능성은 희박한 편이다. 그는 최근 허위선거인 명부작성 의혹으로 소속당인 우파 공화국연합(RPR)으로부터 파리지구당 위원장직을 박탈당했다.

또 부하인 프랑수아즈 드파나유 공원담당부시장(여)이 지난 3일 시장입후보를 선언하자 곧바로 부시장에서 해임해 내외의 비난을 받았다. 무소속 출마를 벼르고 있지만 연일 터져나오는 파리시청의 부패스캔들로 지지도가 12%로 추락한 상태다.

전통적으로 파리시장을 ‘독식’해온 RPR은 티베리시장을 배제하고 중량감 있는 후보로 필립프 세구앵 전 당수를 밀고 있다. 에피나르시장을 겸하고 있는 세구앵 전 당수는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46%로 시장 후보군 중 선두를 달리고 있다. 시라크대통령도 내심 그를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변이 없는 한 내달 중순의 전당대회에서 RPR의 시장후보로 선출될 것이 확실하다.

이에 맞서는 집권 사회당은 지난해 도미니크 스트로스_칸 경제·재무장관을 후보로 내정했다가 그가 학생상호보험(MNEF)의 서류위조의혹사건으로 낙마하자 대타를 물색해 왔다. 현재 유력후보는 파리시의회 의원을 23년간 역임하고 파리19구 구청장이기도 한 베르트랑 들라노에 상원의원. 리오넬 조스팽 총리의 측근인 그는 1월 입후보를 선언했다.

여기에 도전장을 낸 인물이 자크 랑 전 문화부장관이다.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시절 오랫동안 문화부장관을 지낸 그는 소신있는 문화정책과 다양한 문화이벤트로 대내외에 지명도가 높다. 여론조사에서 당선가능성은 43%대 38%로 들라노에 의원이 우세한 것으로 나와 있지만 오는 30일 열리는 당내경선투표에서 누가 선출될 것인지는 예상하기 어렵다.

좌파와의 불편한 동거정부를 3년째 계속하고 있는 시라크대통령에게 파리시장자리는 더 이상 뺏길 수 없는 우파 최후의 보루. 대선 전초전인 파리시장 선거는 열기를 더해가는 중이다.

파리=이창민특파원

cm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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