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정권을 인수하는지 노하우를 알려달라.”대만 총통선거에서 51년만의 정권교체를 이룬 민진당 천수이볜(陳水扁)당선자측이 최근 우리 정부에 서류로 정식 요청한 내용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26일 “아시아에서 정권교체 모델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우리에게 요청이 온 것”이라고 해석하고 “대만의 주한 무역대표부, 국내의 친(親)대만 인사 등을 통해서도 같은 부탁이 있었다”고 전했다.
우리 정부는 적극 돕고 싶은 심정이나 공식 외교관계를 맺고 있는 중국의 입장을 고려, 공식적으로는 나서지 못할 형편이다. 민주당이 민진당을 돕는 방안도 있으나, 총선을 앞두고 있어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다는 게 정부내 공감대. 1992년 국교단절 이후 소원해져 있는 대만과의 관계를 개선 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실리적 판단도 작용했다.
정부는 고심 끝에 “정부 차원은 어렵더라도 민간 차원에서는 돕자”고 결론을 내리고 이를 대만측에 전달했다.
천수이볜 당선자측도 우리의 사정을 이해하고 민간자문을 수용했다. 이에 따라 1997년12월 대선 직후 발족한 정권인수위에 참여했던 나종일(羅鍾一)경희대교수 등 민간위원들이 자문단으로 활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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