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3국 연구기관이 일본 나라(奈良)현 아스카무라(明日香村) 아스카이케(飛鳥池) 유적에서 출토된 유리공예품 등의 전파 경로를 밝히는 5년간의 공동연구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산케이(産經)신문이 26일 보도했다.나라국립문화재연구소는 이 유적에서 출토된 유리공예품의 재질이나 제조기술이 당시 백제나 중국 수(隨)·당(唐)의 그것과 극히 닮은 것으로 밝혀짐에 따라 3국 공동연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7세기 후반에서 8세기초에 걸친 아스카이케 유적은 일본 최고(最古)의 통화인 ‘후혼센(富本錢)’, 유리와 호박·수정 구슬류, 금·은·동·철제 불구(佛具), 공구와 무기, 칠기 등이 대량으로 출토된 고대 일본 최대의 ‘종합공방(工房)’터이다.
유리는 물론 ‘후혼센’ 주조기술과 금속가공 기술 등에 대한 3국의 공동연구는 당시 동아시아 전체 규모의 기술교류 실태를 밝혀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일본 유리 제조의 출발점인 아스카이케 유적의 유리 공예품은 유리원료를 녹이는 도가니가 백제와 똑같은 포탄형이고 작은 구슬 등의 주형이 한반도와 일치하며 도기 유약의 유리 성분이 백제나 수·당의 당삼채 유약과 비슷하다는 점 등이 확인됐다.
이런 점에서 한국 국립문화재연구소와 중국 허난(河南)성 문물고고연구소의 협조로 이뤄질 3국 공동연구는 우선 유리에서 시작될 것이라고 나라국립문화재연구소측은 밝혔다.
한편 ‘후혼센’의 경우는 당시 한반도에 동전 주조기술이 있었으나 실제로 만들어져 사용된 것은 고려 시대여서 전파 경로가 애매하다.
도쿄=황영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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