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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신산업 바이오 비즈니스](5) 일본의 추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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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신산업 바이오 비즈니스](5) 일본의 추격

입력
2000.03.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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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카 르윈스키의 감청색 원피스가 세계적 화제가 된 것은 얼룩 때문이다. 그 얼룩의 임자를 밝히는 DNA 감정에서 미연방수사국(FBI)은 히타치(日立) 소트트웨어엔지니어링㈜의 제품을 사용했다.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융합 및 시장과의 연계에 실패, 구미에 크게 뒤졌지만 기술 저력은 탄탄한 일본 바이오 산업의 양면성을 보이는 좋은 예이다. 20년부터 일찌감치 바이오 분야에 공을 들여 온 히타치는 1988년 초보적 DNA해석장치를 개발하는 등 하드웨어면에서는 세계 정상의 기술을 확보해 왔다.

그러나 시장의 수요에 둔감했던 체질상 시약 등 소프트웨어 개발에 무관심, 양쪽을 고르게 추진해 온 미국 PE바이오시스템스에 크게 뒤졌고 결국 차세대 해석장치 개발에서는 PE바이오시스템스와의 제휴를 택할 수 밖에 없었다.

일본 바이오 산업의 낙후는 국가 전략의 부재가 기본 원인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애초에 일본은 미국에 앞서 국가적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었다. 1980년대 후반 과학기술청 산하 이화학연구소가 중심이 된 프로젝트는 DNA자동해석 장치의 완성을 겨냥하고 있었다. 미국이 인간 게놈해석국가 프로젝트 추진 당시 ‘일본의 위협’을 거론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바이오 산업의 미일 격차는 일본의 광역 광케이블 통신망 계획을 본딴 정보고속도로 구상이 미국 정보기술(IT)의 비약적 발전을 가져 온 것과 공교롭게도 겹쳤다. 구미와의 격차 해소를 위한 일본 정부의 바이오 산업 육성책도 그 에 대한 반성의 표현이다.

21세기의 국가 경쟁력을 겨냥한 일본의 ‘밀레니엄 프로젝트’는 바이오산업과 정보산업을 두 기둥으로 삼았다. 4월부터 시작되는 2000년도의 바이오 관련 예산은 전년도의 2배 가까운 약 602억엔이 이미 확보됐다. 한편 ‘바이오산업 창조를 위한 기본 방침’은 바이오 시장을 2010년 25조엔 규모로 확충하고 벤처기업을 1,000사로 늘린다는 수치 폭표를 제시했다.

이런 정부의 의욕이 일본의 바이오 산업을 깨우고 있다. 다카라(寶)주조는

히타치에 이어 DNA칩 개발 사업에 뛰어 들었다. 지난해 3월말 기준 연간 76억엔수준이었던 바이오 관련 매출액은 3월말 100억엔을 넘어설 전망이다. 다케다(武田)약품과 야마노우치(山內)제약 등 제약회사는 물론 미쓰비시(三菱)화학 등 대그룹 계열사의 바이오 투자도 본격화하고 있다.

대학을 비롯한 연구기관의 연구 성과를 시장으로 연결하는 ‘기술이전기관(TLO)’도 잇달아 설립되고 있다. 게이오(慶應)대학 지적자원센터는 1998년 11월 설립 이래 벌써 30여건의 특허를 획득했다. 이런 추세라면 현재 60여개인 일본의 바이오 벤처기업은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 밖에 없다.

도쿄=황영식특파원

yshw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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