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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황사 막는 만리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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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황사 막는 만리장성'은?

입력
2000.03.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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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은 누렇고 공기는 탁하다. 게다가 자동차는 진흙탕길을 달렸던 것처럼 지저분하다. 천식환자들은 더욱 고통스럽고 건강한 사람들도 며칠간 세수를 못한 듯 눈이 가렵다. 지난 2,3일간 우리나라를 휩쓸고 지나간 황사와 흙비가 초래한 현상이다.겨우내 얼어붙었던 황허(黃河)상류의 광대한 사막과 황토지대의 지표가 날씨가 풀리면서 미세한 먼지가 되어 대기를 타고 장거리 이동을 하는 것이 바로 황사다.

이 지역에서 발원한 황허가 우리의 서해바다를 황토색으로 물들이는 이치와 같이 황사도 수만년 동안 내려온 지극히 자연적인 현상이다. 농업사회에서는 이 황사가 산성토양을 중화시키는 등 자연 속에서의 순기능을 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이 황사현상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 많은 사람의 심정이다. 그 이유는 대략 세가지로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첫째 도시화·산업화하면서 황사가 주는 이익보다는 황사가 주는 폐해에 더 민감해지고 있다.

둘째 황사현상이 더욱 심해지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셋째 눈에 보이는 황사의 이동을 통해 눈에 보이지 않는 공해물질이 중국으로부터 흘러오고 있다는 사실에 대한 경각심이다.

황사 발생은 편차가 심해서 50년 이상 측정을 해야 증가 여부를 알 수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 황사 발생 추이를 말해주는 데이터는 없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중국의 황사 측정 역사기록을 통해서 13세기 이후 심화해온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중국의 황사 피해는 93년 5월5일 황화지역에 몰아친 모래폭풍으로 수백명이 숨지는 등 규모가 커지고 있으며, 작년 4월에는 황사가 태평양을 건너 미국 서해안에서까지 측정됐다.

이렇게 황사가 심해지는 것은 나름대로 식물로 보호되던 황토지대와 사막지대의 표토(表土)가 목축이나 농업을 하기 위해 개간되면서 일어나는 인위적 현상 때문인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그래서 황허상류의 생태복원사업이 지난달 열린 한·중·일 환경장관회의에서도 토의되었다.

한반도의 4,5배에 달하는 광대한 땅을 녹화해서 황사의 근원을 치유한다는 프로젝트는 일면 황당한 면이 있다. 그러나 지구온난화도 막겠다고 인류가 나서고 있다.

우리도 피해당사국이지만 중국대륙에서 일어나는 환경재앙의 가장 큰 피해자는 역시 중국이다. 황허상류의 생태복원은 한국과 일본뿐 아니라 중국을 보호해줄 ‘21세기 만리장성’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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