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운드의 풍운아 양준혁(31·LG)이 해태에서 LG로 말을 갈아탔다. 해태는 24일 양준혁을 LG에 넘겨주는 대신 10승투수 손혁(27)과 현금 5억원을 받기로 하는 트레이드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트레이드는 왼손거포가 필요한 LG, 선발투수와 현금이 절실한 해태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성사됐다.양준혁의 트레이드는 이미 예상됐었다. 선수회파동의 주역으로 팀내 갈등요인이었던 양준혁은 선수회문제가 매듭지어지자 SK 행이 끊임없이 나돌았다.
그러나 SK측은 해태와 구체적 접촉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강병철 SK감독도 23일 밤 “꼭 필요한 선수다. LG로 가기로 했다니 아쉽다”고 밝혔다.
예상을 뒤엎은 양준혁의 LG이적은 두 팀의 꾸준한 물밑접촉 결과이다. 당초 LG측은 좌타자로 선수회멤버인 김재현과 맞트레이드를 제의했으나 해태측의 거부로 무산됐다.
하지만 LG측은 제1선발로 확정된 용병 해리거가 기대이상이어서 지난 시즌 10승9패를 거둔 손혁을 내주더라도 선발투수진 운용에 큰 무리가 없다는 판단에 따라 해태의 선발투수요구조건을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1998시즌이 끝난후 전격적으로 삼성에서 해태로 이적한 양준혁은 지난 시즌내내 트레이드설의 진원지였다. 새 팀 적응에 실패한데다가 김응룡감독의 눈밖에 나 양준혁이 스스로 트레이드를 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응룡감독은 양준혁을 트레이드시킬 경우 타선약화를 우려하다가 선수회문제로 인한 갈등으로 트레이드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태는 시즌중은 물론 시즌종료후에도 현대 LG 등과 계속 양준혁의 트레이드를 위해 다각적인 접촉을 했으나 선수회문제가 불거지면서 한동안 지지부진해졌다.
93년 해태의 이종범을 제치고 신인왕에 선정되고 입단이후 7년연속 3할이상의 타율을 기록, 국내의 대표적인 좌타자로 평가받은 양준혁은 통산타율이 3할2푼7리에 홈런 179개를 쳤을 만큼 정교함과 파워를 갖추고 있다.
LA다저스의 박찬호와 공주고 동기생인 손혁은 96년 고려대 졸업후 LG에 입단했다. 최근 2년연속 두자릿수 승수를 기록한 손혁은 통산 30승22패를 기록하고 있다.
정연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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