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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고사의 실제 / 4월 1일자 주제 당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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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고사의 실제 / 4월 1일자 주제 당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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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03.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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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우수홍미란

‘플루타르크 영웅전’에서는 나라를 강대하게 만들기 위한 방법은 ‘정치가의 올바른 역할 수행’임을 강조하고 있다. 정치가는 때로 백성의 뜻에 양보할 줄 알고, 좋은 정책이 있을 때에는 강력히 추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백성들은 정치가의 의견에 즐겨 순종하며 지지하게 된다. 이는 정치가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지금, 우리 정치계에서 이러한 자세를 가지고 정치활동을 하고 있는 정치가가 얼마나 있는가?

최근 우리 정치권에서 4월에 실시될 총선과 관련된 공천 파동이 일어나면서,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공천이란 정당에서 선거에 출마할 당원을 공식적으로 추천하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문제는 공정한 선발 기준을 통해서가 아니라, 정당의 이익만을 위한 공천을 했다는 점이다. 시민연대에서 발표한 낙천 인사들을 대거 공천시켰는가 하면, 여론 조사 결과 더 높은 지지율을 가진 후보를 낙천시키기도 했다. 이는 우리 정치계에서 얼마나 국민들의 의사를 무시하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여야 각 정당은 지금부터라도 국민들을 위한 진정한 정치를 해야 한다. 정치가 자신들만의 권력과 야욕을 위해서가 아니라 국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줄 아는, 국민을 생각하는 정치를 해야한다. 또한 물러날 때를 아는 참모습을 지녀야 하겠다. 권력에의 집착을 벗어 던지고 좀 더 겸허한 자세로 국민들의 뜻을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이는 정치가에게 반성할 줄 아는 능력을 갖추기를 바라는 것과 같다.

이제 새로운 시대의 막이 올랐다. 깨끗하고 바른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정치가들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누구를 위해 그들이 그토록 정치를 하려고 하는가. 이제 정치가들은 올바른 목적 의식을 가지고 국민을 위한 정치에 힘써야 하겠다. 또한 국민들도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정치가들의 활동에 대해 자신들의 의견을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앞에서 잘 이끄는 지도자와 그들의 정책에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는 국민들의 힘이 모여야 살기 ■좋은 국가가 만들어 질 것이다.

우수1

송승원

4·13총선을 앞둔 요즘의 판세는 오리무중의 상황이다. 양당 구도로 치루어 질 것이라는 종래의 예측을 비웃기라도 하듯, 제4당이 출현하였고, 수많은 무소속 바람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혼란은 우선 공천의 결과에 불복한 수많은 당원들의 집단적 반발 사태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다. 각 정당이 표방하는 ‘개혁적, 민주적 공천’에 이들은 거친 항의와 더불어 극도의 불만을 표출하였다. 그렇다면 이러한 정치적 반목의 원인은 무엇이며, 그것의 궁극적 해결책은 어떤 것이 합당할까?

공천 파동의 근본 원인은 소수의 독단적인 결정에 의해 지배·운영되는 국내의 정당 구조에서 찾을 수 있다. 대다수 정당의 공천이 정당 오너의 자의적인 기준에 의해서 이루어졌으며, 이는 개혁적인 공천이라 보기 어렵다. 자신의 정치적 이해에 들어맞지 않다는 이유로 정당 지도자의 권한을 남용하여 공천에서 배제시키고 자신의 측근을 우선 배려하는 공천은 한낱 전횡에 지나지 않는 것이며, 이에 대한 피해자의 반발은 필연적이라 할 것이다.

이러한 정당 운영은 백성의 민의를 전혀 존중하지 않는 정치가의 태도와 상응한다 할 수 있다. 정치가는 대화와 토론으로써 자신의 입장을 제시하고, 인화력을 바탕으로 한 타협을 통해 상대방의 이해를 얻어야 할 것이다.

문제의 또 다른 원인은 대책없는 영합주의에 존재한다. 공천결과를 보면 각 정당에서 능력과 자질이 검증되지 않은 정치 신인을 대거 공천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이들의 대중적 인기를 이용하여 손쉽게 득표하려는 정당의 이해가 반영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공천은 당장의 세불리기에는 유리할지 몰라도, 대의 민주주의를 구현해야 할 의원의 자질 격하를 초래한다. 또한, 대중적 발판이 없다는 이유로 공천에서 배제된 ‘능력있는’자들에게는 정치 참여의 기회가 박탈된 것이므로 합리적인 결정이라 보기 어렵다.

인기 영합주의의 극복은 공신력있는 여론 조사와, 민의를 대변할 수 있는 능력의 검증 과정을 거침으로써 가능하다. 또한, 정치가는 무분별한 대중에의 추종은 전횡에 다를 바 없는 정치적 실책을 초래한다는 사실을 숙지하여야 할 것이다.

정치인은 다수의 의사를 존중하는 포용력과 소신에 기반을 둔 정치를 할 수 있는 과단성의 조화를 갖추어야 할 것이다. 작금의 공천문제는 이러한 조화의 미비함에서 연원하였다. 진정한 여론을 수렴하는 개방적 자세와, 정치적 소신을 실현할 수 있는 추진력을 겸비한 정치 문화가 이룩되지 않는 한,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정치적 이익의 분배와 화합은 요원할 수 밖에 없다.

■우수2

김영대

내달 있을 16대 총선이 낙천·낙선운동으로 공천 과정에서부터 과거의 총선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국민의 대표자인 현직 국회의원에 대한 시민단체의 도전은 그 방법의 옳고 그름을 떠나, 정치인에 대한 시민의 깊은 불신과 정치권 개혁의 목소리가 높아졌음을 반증해준다. 물론 총선시민연대는 국민 전체의 대표일 수 없고, 그들의 주장을 공천에 전적으로 반영하는 것도 잘못이지만 정치권은 현재의 사태를 신중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과거 30여년 동안 우리 정치는 지역감정의 강력한 영향 속에 있었다. 그 결과 선거는 정책 대결이 아닌 지역 대결 구도에 머물렀고, 후보자의 정치적 실책 따위는 선택에서 간과되었다. 하지만 1997년말의 경제 위기는 더 이상 지역 감정만으로 후보를 선택할 수 없다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주었고, 정치가의 역량과 도덕성, 가치관 등이 새로운 후보 선택의 기준으로 부각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당 공천에 국민의 뜻이 반영되려면 먼저 국민의 의식 변화를 정치인에세 지각시켜 그들의 개혁을 유도하여 현재와 같은 권위적인 지명에 의한 공천이 아니라 당원들의 민주적 의사 결정을 통한 공천 제도를 확립시켜야 한다. 이 모든 것은 정치인에 앞서 국민이 성숙했을 때 비로소 가능한 것이다.

정치 문화의 성숙도는 국민의 성숙도와 비례한다. 국민에게 주어진 주권이 바람직하게 사용되는가는 이에 달려 있다. 더 이상 무능한 정치인들이 지역감정의 틈새에서 생존하는 것을 방관해서는 안된다. 이번 총선을 통해 능력있고 참신한 정치인이 국회로 갈 수 있는 풍토를 조성하는 것만이 우리가 정치적 후진성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길일 것이다.

■[논술 강평] 출제자 의도파악 노력 균형갖춘 시각은 부족

시사 문제는 우리가 피부로 느낄 수 있는 현실이기 때문에 대학 입학 논술에서도 그것을 올바르게 인도하거나 바로잡기 위한 비판적 담론을 펼쳐 나갈 수 있는 능력을 요구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이러한 이유로 출제자는 금주의 주제를 통해 학생들로 하여금 시사적인 문제를 자의적이거나 임의로 논하지 않고 고전(古典)에서 발췌한 텍스트를 기초로 해서 이 문제를 논의하도록 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이번 주에 응모한 대부분의 학생들이 지시문에 기초를 두지 않고 현실 문제를 직접적으로만 비판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서 지극히 유감스러웠다.

이번 주 문제의 핵심은 제시문으로 인용된 ‘플루타르크 영웅전’을 바탕으로 이 나라를 이끌어 가는 우리의 정당들이 4·13 국회의원 공천 과정에서 보여준 결과를 평가하고 비판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물론 이번의 정당 공천이 잘 되었는가 또는 잘못 되었는가는 선거가 끝나보아야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 단계에서 각 정당의 공천이 “너무 고상한 태도로 국민의 의사”를 꺾은 것인가 아니면 국민의 뜻에 추종하여 과오를 범한 것인가에 대한 문제는 깊은 통찰력으로 살펴 보아야겠다.

각 당의 이번 공천 결과는 총선연대의 낙천 운동과 여론조사에 영향을 받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한 듯하다. 그래서 보는 시각에 따라서 이러한 결과는 “국민의 의사를 꺾으려는 우울한 면”을 나타내어 보였는가하면 다른 한편으로는 국민의 뜻에 추종하여 공천파동이라는 비극적인 결과를 가져왔다고도 볼 수 있겠다. 그러나 제시문에 기초를 두어 생각해 보면, 각 정당의 공천권자들의 선택이 원칙적인 면에서 가장 좋은 것이고 “가혹하고 전제적인 방법”을 사용하지 않은 것이라면 결국 그것은 국민들로부터 순종과 지지를 받게 될 것이다. 문제는 그와 같은 선택이 낙천자들의 주장과 같이 국민의 뜻과는 상관없이 보스 정치의 산물이라든지 대권 욕심에서 비롯된 과욕의 결과로서 나타난 현상이라면, 4·13 선거를 앞두고 지금 우리들이 보고 있는 현실은 참으로 불행한 것이 아닐 수 없겠다. 물론 우리는 각 정당이 후보자 인선을 위해 최선을 다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그러나 조화와 포용력이 있는 정치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선진국에서 볼 수 없는 공천 후유증으로 불시에 신당이 창당되는 것은 우리를 슬프게 할만큼 정치가들에 대해 불신을 낳게 했다.

플루타크가 그의 ‘영웅전’에서 밝혔듯이 “정치가는 통치자의 엄격성과 지도자로서의 온유성을 겸해야 하는 까닭에 그의 역할은 매우 곤란하고 힘들다. 그러나 이러한 성질을 통합시키기만 하면 가장 참되고 귀한 조화가 이루어져서 신이 우주를 다스리는 방법처럼 모든 길이 온유한 조리로써 이루어지며, 폭력을 행사할 필요는 전혀 없게 될 것이다.

최우수작으로 뽑은 홍미란(명덕외고)의 글은 부족하지만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하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다. 그래서 쓰기 힘든 도입부에서도 독자들의 관심을 집중시켜 본론 부분의 내용을 기대하도록 한다. 자연스러운 언어로 쓰여진 본론 역시 설득력을 지니고 있으나, 국민들의 뜻과 공천을 주는 정당의 주체의 뜻을 구별하는 데 균형있는 자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점이 아쉽다. 결론 부분 역시 교훈적인 것보다 조화의 문제를 강조하지 못한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될 수 있겠다.

우수작 1로 뽑은 송승원(배문고)의 글은 문장도 유려하고 논지(論旨)도 확실해서 최우수작과 우열을 가리기 어려웠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최우수작은 지시문의 내용을 직접적으로 언급하고 있으나 이 글은 그것을 제대로 반영시키고 있지 못하다는 점이다. 그러나 훌륭한 정치의 본질인 조화 문제를 결론으로 다룬 것은 매우 돋보였다.

우수작 2로 뽑은 김영대(진주 명신고)의 글은 문장이 자연스럽고 구성이 치밀하다. 그러나 예시문의 뜻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자의적인 정치 비판의 글을 쓰고 있는 것이 흠으로 지적되었다.

이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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