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마들의 운동량이 부족하고 훈련이 부실하다면 어떻게 될까. 어쨌든 말들이 달릴 수만 있다면 경마는 성립된다. 하지만 부실경마라는 꼬리표를 떼기는 어렵다. 이런 물음이 제기된 것은 최근들어 계속되고 있는 경마관리사들의 태업때문이다.과천경마장에서 달리고 있는 경주마는 1,400여마리. 모두 경마관리사들의 관리를 받고 있다. 관리사들은 마주와 조교사들을 대신해 말들의 식사부터 목욕, 잠자리, 마방청소 등 말들의 생활전반을 책임진다. 항상 말들과 함께 지내 말들의 보모라고도 할 수 있다.
또 한가지 관리사들의 중요한 역할은 말들의 훈련. 경주마가 트랙에 서기 전까지 수시로 말의 건강을 체크하고 기승해 트랙을 달린다. 일반인들은 직접 보지 못하지만 경주마들은 항상 강도높고 체계적인 훈련을 거쳐 트랙에 서게 된다.
프로야구 선수가 연습없이 야구장에 설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말들의 연습시간은 보통 새벽. 새벽 4시부터 아침 8시께까지 경마장 트랙은 말들의 훈련장으로 변한다. 430여 관리사들이 말들을 끌고 나와 경주에 나설 수 있도록 말들의 몸을 만들어 준다.
그런데 지난주부터 새벽 경마장의 모습이 한산해졌다. 관리사들이 준법투쟁을 선언, 새벽훈련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신 일부 조교사와 기수들이 임시로 훈련에 나서고 있을 뿐이다.
관리사들은 1993년 마사회에서 조교사협회 소속으로 신분이 바뀔 때 약속받은 마사회 기능직과의 동등대우 실현을 주장하면서 아예 관리사 자격증까지 반납한 상태다.
그래서 경마팬들은 혹시 훈련 여건이 바뀌면서 말들의 성적이 예상과 크게 달라질까 걱정이다. 마주들도 자기 말이 관리가 소홀할까봐 안달이 났다. 경마팬들로서는 여하튼 작금의 상황이 베팅에 얼마나 영향을 끼칠지 관심거리일 수 밖에없다.
기자
박원식park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