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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비즈니스] (4) 유럽의 추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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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비즈니스] (4) 유럽의 추격

입력
2000.03.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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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바이오 산업의 발달은 유럽, 특히 현대 바이오 기술의 발상지인 영국에 커다란 충격을 던졌다. 1953년 왓슨과 클리크가 DNA 이중나선 구조를 발견, 현대 바이오 기술의 초석을 놓은 것은 영국 캐벤디시연구소였기 때문이었다.미국의 독주를 지켜볼 수 밖에 없었던 영국은 바이오 기술이 산업으로 이어져 경제적 가치를 낳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추격에 나섰다. 1997년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시의 로슬린연구소에서 탄생한 체세포 복제양 ‘돌리’는 그 상징이라고 할 수 있다.

영국의 바이오 산업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하에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바이오 후진국들에게 좋은 참고가 되고 있다.

특히 스코틀랜드는 주력 산업인 조선·탄광업이 쇠퇴를 맞자 일찌감치 바이오 산업을 대체산업으로 선정, 벤처기업에 아낌없는 지원을 해 왔다. 페니실린과 인터페론 등의 발견으로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고, 스카치 위스키의 본산으로 양조산업의 전통이 강한 배경도 작용했다.

‘돌리’탄생 이래 벌써 4개의 벤처기업을 띄우고 5번째를 준비중인 로슬린연구소의 성공도 스코틀랜드 정부의 지원을 빼고는 생각하기 어렵다.

‘스코틀랜드 개발기금’이 맡고 있는 벤처기업 지원은 우선 자금면에서 두드러진다. 초파리 유전자의 기능 해독에서 세계 정상의 기술을 자랑하는 ‘뉴로파’는 1997년 설립 당시 공공기금에서 100만파운드(약 18억원)를 지원받았고 글래스고 대학에 방을 얻었다.

‘뉴로파’는 독자적 유전자 해석 기술로 파킨슨씨병이나 알츠하이머씨병의 원인 유전자를 조사, 치료법을 찾는 데 매달려 있다.

전문경연인을 소개, 연구자가 연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개발기금의 중요한 역할이다. 암억제 유전자를 발견한 데이비드 레인 박사가 설립, 유전자 암치료법을 연구해 온 ‘사이클러셀’은 1997년 8월 제약회사 간부를 지낸 스필로 롬보티스를 전문경영인으로 영입했다.

또 에든버러교외에 40만㎡의 벤처기업용 연구단지 ‘에든버러 바이오파크’를 설치, 20여개 연구기관을 유치했다. 지방 정부의 이런 노력이 인구가 영국 전체의 9%에 불과한 스코틀랜드에 영국 바이오 연구자의 18%를 끌어 들였다.

바이오기술 진흥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던 독일도 1996년부터 미국·영국 추격에 나섰다. 독일 바이오 벤처기업의 선두 주자는 고도(古都) 하이델베르크에 1997년 설립된 ‘라이온 바이오사이언스’. 흔히 ‘타이거’로 불리는 미국 민간 연구기관 ‘제노믹연구소(TIGR)’에 지지 않겠다는 오기가 회사명에서 드러난다.

‘라이온’은 바이오 연구 관련 정보기술(IT)의 자문과 소프트웨어 개발에서 세계적 주목을 받고 있다. 퍼머시아&업존, 바이엘 등 제약회사와 카길 등 세계 거대기업 7개사와 계약을 맺어 1998년 매출액이 1,000만달러에 달했고 지난해에는 2,000만달러를 넘어섰다.

프랑스도 움직이고 있다. 게놈 벤처기업인 ‘젠세트’는 체질의 개인차를 가져 오는 ‘1염기 변이다형(變異多型·SNP)’유전자 해석에 선구적으로 착수, 미국·영국과의 격차를 좁히고 있다.

인구 27만명의 아이슬랜드는 나라 전체가 바이오 산업을 향해 달리고 있다. 1998년 12월 아이스랜드는 국민 전체의 유전자 데이터베이스를 작성하기 위한 법률을 제정했다.

병원 진찰시 유전자 제공에 동의하는 국민의 혈액 표본은 벤처기업 ‘디코드 제네틱스’로 옮겨지고 유전자 제공자는 나중에 자신의 유전자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도쿄=황영식특파원

yshw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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