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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개봉영화 '언더 더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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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개봉영화 '언더 더 선'

입력
2000.03.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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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있었던 것이 후에 다시 있을 것이며, 이미 한 일을 후에 다시 하게 할 것이다. 태양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스페인 영화 ‘언더 더 선(Under The Sun)’에서 시작과 끝 내레이션은 이렇게 반복된다. 하늘 아래 새로운 사랑이 있을까. 사랑하는 연인은 모두 처음엔 타인이었고 맞지 않는 부분이 많았다. ‘언더 더 선’의 주인공 올로프와 엘렌처럼.

1950년대 서른아홉의 농부 올로프(롤프 라스가르드). 주변머리 없고 소심한 숫총각 올로프는 더 이상 외로움을 견딜 수 없어 구인 광고를 낸다. ‘숙식보장/가정부 경험 없어도 가능/사진 첨부 요망’. 찾아온 여성은 고급 정장에 선글래스를 쓴 아름다운 엘렌(헬레나 베르스트롬). 낯선 곳에서 첫밤을 맞은엘렌에게 올로프는 말한다. “바람이 불어 소리가 나더라도 놀라지 마세요” 엘렌은 올로프가 얼마나 따뜻한 속마음을 가졌는지 알 수 있다.

여기에 둘의 관계를 질투하는 친구 에릭(요한 비더버그)이 끼어든다. 선원 출신인 에릭은 엘렌을 소유하고 싶어하지만 그녀가 자신을 믿지 않자 끊임없이 엘렌과 올로프를 떼어놓으려 한다. 숨은 과거가 있는 여자 엘렌과 여자라고는 알지 못하는 올로프, 그리고 닭아빠진 에릭의 감정선을 섬세하게 읽어낸다. 아름다운 하늘과 자연, 가축의 모습은 땅의 진실을 믿는 올로프를 상징한다. 그를 문맹으로 설정한 것조차 자연, 원시 찬미주의의 발현처럼 보인다.

새로운 것은 없다. 사랑과 오해, 그리고 화해의 구도를 따라가는 순진하고 전형적인 이야기이다. 그러면서도 인간 내부에 잠재된 동물적 욕망을 끌어내화면으로 표현하는 감독의 연출력은 육감적이다. 노련한 배우들의 연기도 빼놓을 수 없다. 새롭지 않은 이야기를 새롭지 않은 방식으로 풀어내고 있지만 왠지 끌리는 것은 치장없이 인간의 진실에 한번 다가서 보려는 감독의 의지 때문이다. 감독 콜린 너틀리. 오락성★★★☆ 작품성★★★☆. 25일 개봉

■외국어 영화상 노리는 작품들

올해 아카데미 영화제 외국어 영화상 후보작은 5편. 수상이 유력한 ‘언더 더 선’의 콜린 너틀리 감독은 1993년 ‘The Last Dance’, 1994년 ‘House Of Angel’이 후보에 올라 이번이 세번째 도전. ‘카라반’(네팔), ‘이스트 웨스트’(프랑스), ‘솔로몬과 가에너’(프랑스) 등도 이미 수입은 끝난 상태로 수상여부에 따라 개봉시기가 결정된다. 결과에 따라‘내 어머니의 모든 것’의 재개봉도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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