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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광고박물관 기대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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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광고박물관 기대하세요"

입력
2000.03.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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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태 (주)세종문화 사장“광고를 광고하는 박물관이 탄생합니다.”

우리나라 광고영상의 산 증인 윤석태(尹錫泰·62)㈜세종문화 사장이 세계 최초의 광고박물관 건립을 선언했다. 경북 경주시에 경주문화엑스포가 열리는 2002년 9월에 맞춰 1,200여평 규모의 박물관을 개관한다는 계획이다.

“전시관에서는 우리나라의 첫 신문광고, 동아일보 백지광고, 일본군 위안부 관련 광고 등을 전시하고 영상관에서는 초기 슬라이드 광고와 컬러광고 등 기존의 영상광고는 물론 최근 각광받는 뉴미디어 광고도 보여드릴 생각입니다. 지구촌을 웃기고 울렸던 세계적 명작 광고까지 볼 수 있어요. 관람객들은 모두 광고가 얼마나 중요하고 유익한 것인지 알게 될 것입니다.”

윤사장은 한국을 대표하는 1세대 CF감독. 중앙대 서양화과 재학시절 아르바이트 삼아 광고디자인을 한 것이 인연이 돼 최초의 광고회사 만보사(지금의 오리콤)에 입사한 그는 1969년 국내 첫 CF인 코카콜라 광고를 제작하면서 감독 일을 시작했다. 그는 만보사와 1979년 직접 세운 광고영화제작사 세종문화에서 모두 2,200편의 CF를 만들었다. 그 가운데 8편이 18차례의 한국광고대상에서 대상을 받았다. 지난해 탤런트 한석규씨가 다친 사슴을 위해 구조전화를 하는 ‘011광고 사슴편’도 그중 하나이다.

그가 광고박물관을 생각한 것은 10년전. CF분야의 개척세대 가운데 유일하게 이 일을 계속해온 자신이 광고를 집대성하지 않으면 소중한 자료들이 모두 사라질지 모른다고 생각하고 고향인 충북 괴산에 부지를 마련했다. 그러나 부근에 공해산업체가 들어서면서 일단 꿈을 접어야 했다.

그가 다시 기회를 잡은 것은 지난해 9월. 경북지역의 인사들과 만난 자리에서 박물관 얘기를 했는데 며칠 뒤 경주시로부터 소요예산 100억원 가운데 60억원을 지원하고 학생들의 수학여행 코스에 포함시켜 줄 테니 폐교된 내동초등학교 자리에 박물관을 짓자는 제의가 왔다. 그는 “자라나는 미래세대에게 광고를 알릴 수 있다면 금상첨화”라며 흔쾌히 수락했다. 자신이 모아 둔 20억원으로 일단 올 9월 박물관을 착공키로 했다.

“박물관 건설에 매달리기 위해 올해부터 CF를 제작하지 않고 있으며 조만간 회사도 처분할 작정”이라는 그가 현재 가장 고심하고 있는 것은 자료확보. 모자라는 예산은 정부로부터 공익자금을 지원받고 독지가들에게 조금씩 모으면 되겠지만 전시자료는 소장하고 있는 몇 백점이 고작이어서 평소 알고 지내는 지인들을 찾아다니고 있다. 윤사장은 “광고를 정리하는 작업이니 결국 광고계에 계셨던 분들의 나서야 합니다”라며 소장자들의 적극적인 기증을 요청했다.

이은호기자

leeeun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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