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 1년 만에 예금자 70만명, 수신액은 국내 신한은행과 맞먹는 70억파운드(13조원)달성.’영국의 프루덴셜이 98년 10월 무(無)점포은행인 ‘에그뱅크(Egg Bank)’를 설립한 후 1년만에 거둔 경영신화다.
에그뱅크는 지점이나 예금입·출금 단말기(ATM) 없이 인터넷을 통해 수신금리를 일반은행보다 1% 이상 더 높여주면서 단기간에 폭발적인 수신고를 기록하여 세계 금융계에 커다란 충격을 던져주었다.
에그뱅크 같은 순수 인터넷은행이 국내에도 생겨 2차 금융구조조정의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이용근(李容根) 금감위원장은 23일 김대중(金大中)대통령에게 “상반기중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촉진하기 위한 인가 및 감독기준을 마련하겠다”고 보고했다.
이를 계기로 사이버은행 설립이 활성화할 것으로 보인다.
금감위 최범수(崔範樹)자문관은 “사이버주식 거래가 신속 정확하고 수수료가 훨씬 싸기 때문에 급속히 늘어난 것처럼 인터넷뱅킹도 단기간에 급속히 늘어날 것 ”이라면서 “향후 1∼2년내 인터넷뱅킹을 누가 먼저 선점하느냐에 따라 은행간 우열이 판가름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순수 사이버증권업체로 출발한 E*미래에셋증권이 수수료를 제로 수준으로 인하, 증권업계에 충격을 주었듯이 인터넷은행도 은행권에 지각변동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순수인터넷은행은 무점포은행 지향 인터넷전문은행은 무점포은행(Branchless Bank)을 지향하는 것이 기존 은행과 차이점이다.
고객이 은행 홈페이지에 접속해 계좌개설, 전자결제, 투자상담, 대출 등 전반적인 은행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점이 장점이다. 점포가 하나도 없어도 예금 및 현금 인출이 가능하다.
완전 무점포은행인 영국 에그뱅크의 경우 고객이 현금을 찾고 싶으면 고객집과 가까운 다른 은행으로 송금해 돈을 찾도록 하고 있다.
현재 국내은행들의 인터넷뱅킹은 걸음마단계. 신한·주택·조흥은행 등이 인터넷 웹사이트를 통해 대출신청 및 접수를 받고 있을 뿐이다. 대출을 받고 싶으면 고객이 직접 창구를 찾아가 대출서류에 서명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인터넷은행은 은행경영에 혁명을 가져오고, 기존 판도에도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막대한 돈이 들어가는 지점설립 비용이 없으므로 수신금리를 높여줄 수 있고, 고객에 대한 신속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보안성이 최대관건 인터넷은행은 기존 점포거래에 비해 보안성이 취약한 점이 단점. 인터넷사이트에 해커들이 침입해 컴퓨터시스템을 다운시킬 경우 속수무책이고, 고객의 비밀번호가 유출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의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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