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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총선 공방 위험수위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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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총선 공방 위험수위 넘었다

입력
2000.03.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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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가 곧 종말을 고하는 것처럼 여야간 선거공방이 극에 달했다. 이 바람에 세상이 온통 선거판처럼 보인다. 나라의 일에 선거만 있는 것은 아니다. 국민의 생업도 있고 기업의 경제활동도 있으며, 크게는 국정도 있게 마련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지금 돌아가는 상황은 마치 선거를 위해 나라가 있는 형국이다.선거판이 이처럼 달아 오르는 이유는 여야 4당이 이번 총선에 사활을 걸고 임하기 때문이다. 특히 민주, 한나라는 제1당의 고지를 위해 그야말로 ‘젖먹던 힘’까지 동원하는 총력전의 태세를 갖추고 있다. 이때문에 금도를 깨는 공방이 예사롭게 벌어지고 있다.

상대에 대한 극한적인 흠집내기가 성행하고, 급기야 임기가 3년이나 남은 현직 대통령에 대해 하야 운운하는 발언까지 튀어나오고 있다. 이건 분명 잘못된 것이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초법적 발상이다.

대통령은 국민이 선택하는 자리이지, 정치인의 이해에 따라 만들어지는 자리는 아닌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YS의 하야운운 발언도 온당치 않다. 그의 발언은 자칫 여야간 정치공방에 편승, 개인적 감정을 쏟아내려 한다는 오해를 받을 소지가 있다.

그는 선거가 끝날 때까지 침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가 나서면 가뜩이나 복잡한 선거판을 더욱 복잡하게 꼬이게 해 국민을 한층 고단하게 만들 것이다.

여야는 이쯤에서 분위기를 가라앉히고 자세를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를 위해 우선 여권부터 평상심을 갖는 것이 좋으리라 생각된다.

정부는 관권개입의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서라도 선심성 정책발표와 홍보는 물론, 일방적으로 여당편을 들고 나서는 일은 자제해야 할 것이다. 경찰이 오해를 사는 일도 삼가야 한다. 선거관련 민심동향을 파악 한다거나, 야당후보에 대한 조사는 맹렬하게 하면서 여당후보에 대해서는 뜨뜻미지근하게 대처하는 식의 과거 못된 버릇은 재연하지 말아야 한다.

야당은 정권을 흠집내기 위해 무조건 정부정책을 물고 늘어지는 행동을 삼가야 한다. 나라 빚과 국부유출 문제를 계속 확대시키려는 태도는 옳지 않다. 솔직히 말해 다 망한 경제를 회생시킨 정권은 지금의 김대중정권이다.

여야는 옛날 고리짝의 얘기들을 더 이상 꺼내지 말기를 바란다. 김대통령의 병역문제, 이회창총재의 두아들 병역미필 문제등은 이제 신물이 난다. 정치혐오 현상이 지금보다 더 심화하지 않도록 서로 금도를 지켜가며 정정당당하게 정책대결을 펴나간다면 오죽이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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