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는 독재체제로 회귀할 것인가.”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권한대행이 오는 26일 실시될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될 경우 러시아가 옛 소련과 유사한 독재체제로 회귀할 수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21일 보도, 주목을 끌고 있다.
대선을 목전에 둔 현재 러시아 정가의 화두는 전 소련 국가보안위원회(KGB) 의 정보원 출신인 푸틴이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러시아를 어떻게 통치할 것인가이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푸틴이 지금까지 추진해온 러시아의 진로를 수정할 것이라고 보고있다. 정치분석가들은 푸틴이 집권하면 러시아는 탈공산주의 이후 꽃이 피기 시작한 다원주의나 민주주의로부터 멀어져갈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짧은 기간에 러시아의 지도자로 부각된 푸틴의 정치역정에서 경쟁자와의 치열한 경쟁이나 야당에 대한 관용을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푸틴은 무엇보다도 시민사회의 기초에 대해 적대감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가들은 평가한다. 푸틴은 대중과 통치자와의 상호 의사소통의 통로인 언론의 자유와 대중 선거, 공공 단체 등을 중요하게 생각치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공산당이 절대권력을 행사했던 구 소비에트의 정치접근법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정치분석가인 이고르 부닌은 “푸틴에게는 민주주의 개념이 없다”며 “심리적면에서 푸틴은 보리스 옐친 전 대통령이나 1990년대 민주화 세대보다도 ‘견제과 균형 시스템’에 대해 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푸틴이 민주주의보다 구 소비에트 방식에 더 친화성을 가진다는 예는 단적으로 언론에 대한 그의 태도에서 잘 나타난다.
체첸에 대한 강경한 입장과 조치로 일약 차기 지도자로 떠오른 푸틴은 체첸전에서 사상자가 급증하자 언론의 취재를 방해하거나 왜곡된 발표를 하는 등 언론을 통제했다.
푸틴은 또 지방의 행정책임자를 선거로 선출하는 대신 크렘린에서 임명할 것을 시사했고, 비밀정보기관의 수사권한을 확대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금권과 정보력으로 러시아를 좌지우지해온 올리가르흐(과두지배세력)의 한 가운데 있는 그는 측근들을 고향인 상트 페테르부르크와 구KGB출신으로 채워왔다.
게다가 당선이 확실한 대통령 후보지만 선거 운동기간 중 푸틴이 밝힌 공약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강력한 러시아를 건설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는 푸틴이 러시아를 과거와 같은 독재체제로 이끌어 가지는 않을 것이지만 일단 통제적인 권위주의 방식으로 통치할 가능성이 높다.
최기수기자
mounta@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