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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기업 '적대적M&A' 위험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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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기업 '적대적M&A' 위험노출

입력
2000.03.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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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뱅크 경영권 분쟁을 계기로 상당수 우량 벤처기업이 적대적 인수합병(M&A) 위험에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대부분의 벤처기업은 지분분산이 제대로 돼있지 않아 최고경영자 지분과 우호지분을 합하면 30-80%에 이른다. 그러나 최근 신규사업 진출을 위해 대주주 지분을 처분하거나, 전환사채(CB)나 신주배정 등을 통해 지분참여를 유도하는 경우가 많아 국내 벤처기업들도 안심할 단계가 아니다.

최근 경영권이 넘어가거나 지분구성에서 큰 변동이 있었던 회사는 파워텍 개나리벽지 동특 한국창투 등 4곳.

파워텍은 이동채 전사장(47.59%)이 1월31일 홍콩 투자펀드인 리투어스트레터직에 모든 지분을 장외에서 넘기면서 경영권을 포기했다. 이 펀드는 또 지난달 전환사채(CB)를 인수, 총 55.99% 지분으로 경영권을 장악했다. 파워텍은 22일 공시에서 신임사장에 이 펀드 서울사무소장을 임명했다고 밝혔다.

개나리벽지도 한정숙씨외 9명(40%) 등 기존 대주주들이 장외매매를 통해 2월28일 한석우외 6명에 모든 지분을 넘겼고, 이들은 지난 15일 데이콤에 19%, 일반에 20%를 다시 넘겼다.

동특의 경우 대주주인 김상운씨가 최근 말레이시아계펀드인 SPGF사와 KEGRF사에 각각 11%(8만주)씩 넘겼다.

김사장은 현재 26%만 가지고 있다. 한국창투도 대주주인 ㈜대양이 주식을 내다팔면서 지분이 한자릿수로 줄어들었으며 아세아종금(19%)과 롯데할부금융(5%)도 모두 팔아치웠다.

경영권 변동이나 해외펀드 및 재벌의 지분참여는 파워텍 동특 등의 경우처럼 적대적이 아닌 협의에 의해 이뤄질 수도 있다.

그러나 문제는 골드뱅크처럼 지분참여를 하고 있는 대기업이나 해외펀드가 적대적 M&A세력으로 돌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대주주와 담합한다면 경영권 탈취는 간단한 일이다.

이에 따라 최근 일부 벤처기업들은 CB발행을 재검토하고 있으며 신주인수권부사채(BW)중 사채만 떼어내 팔고 신주는 대주주가 다시 인수하는 방식의 BW발행을 시작하고 있다.

대우증권 이종우 연구위원은 “최근 벤처기업 투자펀드의 성격이 시세차익만 노리는 헤지성 말레이시아및 홍콩계가 많아 바람직한 형태가 아니다”며 “대주주의 방어의지가 있는 기업이라면 고가에 매도 가능성이 적어 주가상승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병률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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