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성지를 방문 중인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22일 중동을 비롯한 전세계 지도자들이 팔레스타인 난민의 곤경을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교황은 이날 베들레헴 외곽에 위치한 다헤샤 팔레스타인 난민촌을 1시간 가량방문한 자리에서 "중동과 국제사회 지도자들의 단호한 노력을 통해서만 팔레스타인난민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면서 난민 구호에 적극 나서줄 것을 호소했다.
교황은 또 "팔레스타인 난민들의 고통이 너무 오랫동안 계속돼 왔다"면서 "이제는 이들이 겪은 수십년간의 고통을 더이상 모른 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교황은 "정치 지도자들은 이미 각국간에 합의된 사항을 성실히 이행해야 한다"면서 "인류 전체가 염원하는 평화와 누구에게도 양도할 수 없는 정의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팔레스타인 난민들에게 "현재 처한 상태가 매우 나쁘다고 해서 스스로를하찮은 존재로 생각해서는 안된다"면서 "하느님의 자식으로서 그 존엄성을 잊지 말아달라"고 교황은 당부했다.
교황은 그러나 팔레스타인 난민들이 고향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등 정치적으로민감한 난민들의 위상에 관한 발언은 삼가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교황의 난민촌 방문으로 난민들의 참상이 국제사회에 인식되게 됐다고 평가했고 일부에서는 이번 방문을 교황이 이스라엘의 야드 바솀홀로코스트 기념관을 방문하는 것과 맞먹는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날 앞서 베들레헴을 방문한 교황은 예수탄생교회 옆의 `말구유 광장'에서 집전한 미사 강론을 통해 "지금이 팔레스타인 역사상 가장 중요한 때"라면서 "미래를두려워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또 "팔레스타인 자치 지역에 살고있는 기독교인들도 존중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교황의 베들레헴 방문을 영접한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교황이 "팔레스타인과 영원한 수도인 예루살렘의 귀한 손님"이라고 강조, 팔레스타인 독립과 예루살렘 확보에 대한 강한 의지를 재천명했다.
아메드 큐레이아 팔레스타인 국회의장도 교황이 팔레스타인 땅에 입맞춤한 것이"팔레스타인 주권을 인정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전용 방탄차가 동원된 교황의 베들레헴 및 난민촌 방문은 삼엄한 경호 속에 이뤄졌다.
한편 교황이 난민촌 방문을 마치고 떠난 직후 수백명의 난민들과 팔레스타인 경찰간에 물리적 충돌이 발생, 최소 3명이 부상하는 불상사가 일어났다.
목격자들은 경찰이 군중들을 통제하는 과정에서 일부 난민들을 폭행하자 이에분개한 수백명의 난민들이 경찰에 돌을 던지며 반격, 양측간에 충돌이 발생했다고전했다.
/요르단강 서안.베들레헴 dpa.AFP.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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