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월만에 대조정기를 맞은 코스닥시장이 다소 진정기미를 보이며 향후 행로 모색에 분주하다. 10일 이후 7일간 하루도 빠지지 않고 64포인트(23%)나 급전직하하면서 대추락의 끝이 보이지 않았지만 21일을 고비로 급락은 한 고비를 넘긴 듯하다.1월 한달간 진행된 조정에 비하면 훨씬 짧은 기간에 시장 전체가 큰 타격을 받은 이번 조정의 끝은 어디일까.
■ 1월 조정장세와 비교
1월과 현재 조정장세는 모두 미국 나스닥시장의 조정에서 비롯됐다. 지난해 연말 거품논란을 뒤로하고 급등하던 나스닥이 1월3일 대폭락을 연출하자 다음날인 4일 코스닥시장이 무너졌고 이번에도 나스닥 기술주의 조정과 코스닥 폭락이 시기적으로 맞아 떨어졌다.
또한 지난해 10월부터 1월까지 지수가 무려 150포인트나 급등했던 것처럼 2월중반 바닥을 찍고 3월초까지 100포인트가 단기급등하면서 모든 종목의 가격대가 높이 형성됐던 것도 공통점이다. 조정이 불가피한 내외적 요인이 성숙했던 셈이다.
그러나 현재 장세는 1월보다 더 심한 불안에 노출돼 있다는 게 증권계의 일반적 분석. 먼저 미국시장에서 당시에는 전통주가 소외되면서 다우지수가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였지만 이번에는 오히려 기술주가 전통주에 역차별을 당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큰 불안 요인은 시장내부의 수급상황. 1월중순 이후 외국인이 순매수로 전환, 시장참여를 높인 것과는 달리 3월 이후 현재까지 외국인은 순매도를 기록하며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다.
기관도 주식형수익증권 환매에 따른 부담으로 최근 1일 평균 300억원 가량의 순매도를 지속했다. 설상가상으로 4월까지 신규등록되는 5조원 규모의 유무상증자 물량이 시장에 직접적인 부담을 주는 상황이다.
다만 1월처럼 대우채환매에 따른 자금시장 자체의 불안이 없다는 점은 다소 부담을 경감시키는 요인.
■ 반등은 언제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까
1월27일 178.5포인트의 바닥에서 헤어나기 직전 시장은 반등의 시그널을 보여 주었다.
즉 3일동안 연속적으로 장중 175-176을 찍고 상승하는 모습을 연출했던 것. 대우증권 투자정보팀 김분도 연구원은 “당시 같은 포인트에서 지지가 반복되는 것을 보고 바닥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이번에는 아직까지 바닥이라는 느낌이 없다”고 지적했다.
현재로선 바닥을 찍기까지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삼성증권도 “나스닥 조정 여파로 외국인의 기술주 축소 움직임마저 나타나고 있다”며 “외국인과 투신권의 순매도 지속에 따라 강반등은 불가능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길게는 총선이후 까지 조정이 지속된다는 의견까지 나왔다.
일단 상승세로 반전된다면 기존종목이 전반적으로 오를 가능성이 크다. 가격조정의 폭이 모든 종목에 걸쳐 진행됐기 때문에 1월에도 동반상승 분위기가 형성됐었다. 그러나 업종·테마별로 반등의 강도는 차이가 불가피하다는 전망.
대신경제연구소 투자전략실 장철원 연구원은 “먼저 조정에 들어갔던 솔루션 관련주나 실적이 뒷받침되는 장비업종이 강한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1월에 LG홈쇼핑 동양반도체 재승정보통신 등 연속적인 신규종목 등록으로 시장체력이 보강되면서 강세전환이 가능했던 것과는 달리 현재로선 ‘낯익은 종목’만으로 달려야 하는 부담이 있다.
김정곤기자
kimj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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