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달걀이 철판에 가득 담겨 있고 그 위에 10㎝ 사이를 두고 투명한 아크릴 판이 놓여있다. 단지 지지대 역할을 하는 것은 모서리에 설치된 4개의 철 스프링. 그 위에 사람이 올라선다면? ‘아이큐와 몸무게의 균형이 맞지 않으면 달걀이 깨진다’라는 제목의 전수천의 작품은 과연 사람이 여기에 올라섰을 때 달걀이 깨질지 그대로 있을지 대답한다. (머리 나쁜 사람은 아예 올라가려고 하지 않는다고 전수천은 귀띔한다. 따라서 걱정말고 과감히 올라가라. 안깨진다.)1995년 베니스 비엔날레 특별상 수상 작가이자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인 전수천이 24일부터 4월 16일까지 가나아트센터에서 개최하는 ‘사람의 얼굴’ 개인전에 나온 작품 중 하나이다. 이번 전시회에는 그의 상징처럼 되어버린 토우 대신 인간의 욕망을 주제로 날 달걀(?) 외에도 ‘하얀 밤’ ‘생각하는 사람’ 등 비디오 설치 작품 등도 전수천의 반짝거리는 아이디어에 실려 전시된다. 하얀 밤은 한바탕 무당 굿이 펼쳐지는 광경을 찍은 커다란 스크린 앞에 거대한 남근을 세워놓은 작품이다. 인간의 욕망, 그중에서도 성적인 욕망의 본질을 탐구하는 작품이다. 전수천은 “사람의 모습에서 내 모습을 보고, 내 모습에서 사람의 모습을 보고 산다”고 말한다.
/송영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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