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의 피아노협주곡 전체 다섯 곡을 하루에 다 연주한다? 연주 시간만 네 시간이 넘는 힘든 도전이자 세게적으로도 드문 일이다. 무모해 보이기조차 한 이 대장정에 피아니스트 김대진(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이 나섰다.4월 2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장윤성이 지휘하는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함께 낮 3시, 저녁 7시 두 번의 음악회를 한다. 낮에는 1번, 2번, 4번, 저녁에는 3번과 5번 ‘황제’를 연주한다. 공연문의 (02)714-5305
그는 지난해 쇼팽의 피아노협주곡 전곡(1번과 2번)을 한 무대에서 연주해 화제가 됐었다. 이번엔 베토벤이다. 왜? “하나의 산에 오르면 다시 더 높은 산에 오르고 싶은 심정일 것”이라고 설명한다.
“베토벤의 피아노협주곡 중 가장 먼저 작곡된 것은 2번으로 모차르트의 영향이 강하게 드러납니다. 다음 작품인 1번에서 비로소 베토벤다운 음악 어법이 뚜렷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베토벤을 흔히 고전과 낭만을 이어주는 작곡가로 평가하는데, 항상 그 예로 드는 작품이 3번이지요. 4번은 가장 특이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비록 대중적으로 인기있는 5번 ‘황제’의 그늘에 가려져 있지만, 음악적 깊이와 무게는 ‘황제’보다 더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지요. 특이한 점은 엄청난 에너지가 분출되지 않고 감춰져 있다는 겁니다. 겉보기엔 우아하고 여성적이지만, 깊이 들여다 보면 에너지의 응집력이 대단하지요. ‘4번을 치다가 손가락이 꼬이지 않으면 이상하다’고 할 정도이니까요.”
그는 이번 연주를 위해 담배를 끊고 체중도 늘렸다. 피아노를 치려면 힘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베토벤의 피아노협주곡 전곡을 하루에 연주하다니, 무리이고 어려운 일인 줄 안다. 그러나 (한 작곡가에) 한 번 빠지면 어쩔 수 없는 것 아닌가.” 굳이 모험을 자청한 까닭이다.
/오미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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