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쉰센 타이베이 대표부 대표“한국의 4월 총선이 끝난 뒤 한국과 대만 양측이 항공기 노선재개를 위한 협상을 벌여 조속한 합의를 이루기를 기대합니다”
주한 타이베이대표부의 린쉰셴(林尊賢)대표는 21일 “천수이볜(陳水扁)총통 당선자의 취임은 한국과 대만간의 실리적 접촉을 더욱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복항(復航)등 실질적인 관계개선에 대해 크게 기대하는 모습이었다. 항공기 운항금지는 대만이 92년 8월 우리나라의 단교선언에 대한 보복으로 취했던 조치. 양측은 94년이후 복항 협상을 벌여왔으나 각료급의 상호방문을 통한 협상체결을 원하는 대만과 ‘하나의 중국’원칙에 따라 민간차원의 협상을 주장하는 우리측의 이견이 맞서 타결에 이르지 못했다.
린대표는 “양측은‘상호 입장에 대한 존중과 이해’를 바탕으로 협정을 체결해야 한다”면서도 “‘상호입장에 대한 존중과 이해’의 측면에서 협상의 여지가 훨씬 커졌다”고 말해 기존입장에 변화가 있음을 내비쳤다.
그는 “천당선자는 선거과정에서 양안(兩岸)의 안정이 동북아의 번영과 평화에 중요하다는 점을 여러차례 강조했다”며 “우리는 서울-베이징(北京), 서울-타이베이(臺北)의 관계가 병행해서 발전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천총통 당선자와 뤼수이롄(呂秀蓮)부총통 당선자 모두 한국을 여러차례 방문, 한국에 친밀함을 느끼고 있다”며 “한국이 지난해 대만지진때 119 구조대를 파견하고 각계에서 성원을 보내준 것이 양측의 신뢰를 회복하는데 큰 밑거름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정권교체를 민주주의와 새 제도에 대한 대만 국민들의 요구가 반영된 결과라고 진단한 린대표는 “천당선자가 대만의 독립을 선언하거나 헌법개정을 통해 국가대 국가의 특수관계를 관철하려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천당선자가 이미 총통직 수락연설에서 자신은 대만 국민의 대통령이 되겠으며 민진당(民進黨)만을 위한 대통령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한 대목을 그 근거로 들었다.
린대표는 “북한과 대만 관계에도 기본적으로 변화가 없을 것”이라며 “한국의 포용정책의 성과로 평양당국이 보다 개방적인 정책을 취할 때 북한과의 관계에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만 외교부 아·태국장, 주미 부대표, 주 그레나다 대사를 지낸 뒤 94년 1월부터 주한 타이베이대표부에서 근무하고 있다.
김승일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